브라질 고속철(TAV) 건설 사업을 위한 입찰 신청서 접수가 11일(현지시간) 마감됐으나 응찰 업체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고속철 사업 발주처인 브라질 연방정부 산하 육상교통청(ANTT)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 사이 상파울루 증권거래소에서 입찰 신청을 기다렸으나 신청서를 낸 컨소시엄이나 업체는 없었다고 밝혔다.

신청서 접수기간은 이날 하루였다.

브라질 언론은 한국과 프랑스, 일본 등 고속철 기술을 보유한 국가의 업체 관계자들로 보이는 인사들이 증권거래소를 찾았으나 신청서는 끝내 접수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ANTT는 이날 입찰 신청서가 접수되면 오는 29일 우선 사업자를 선정할 방침이었다.

앞서 ANTT의 베르나르도 피게이레도 청장은 지난 8일 파울로 세르지오 파소스 교통장관 대행과 면담하고 나서 "입찰 일정을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며, 입찰 조건 변경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브라질 언론은 그동안 업계의 강력한 요구에 따른 입찰 조건 변경 가능성을 들어 연기가 유력한 것으로 예상했었다.

브라질 정부는 지난해 11월과 올해 4월 등 두 차례에 걸쳐 입찰을 연기한 바 있다.

입찰 신청서 접수에 앞서 고속철 사업 참여에 가장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던 우리나라는 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브라질고속철사업단 관계자는 전날 "브라질 현지 업체와의 컨소시엄이 구성되지 않아 입찰에 참여할 수 없게 됐다"면서 "브라질 정부가 사업비 자체를 워낙 낮게 책정한 탓에 수익이 나지 않는다고 판단한 현지 건설업체들이 발을 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우리로서도 수익이 나지 않는 사업에 참여할 이유가 없다"면서 "브라질 정부 측에 사업성을 고려해 줄 것을 끝까지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입찰을 철회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피게이레도 청장은 입찰 신청서를 낸 컨소시엄이나 업체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며, 브라질리아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입찰 조건 변경이나 신청서 추가 접수 여부 등에 관한 견해를 밝힐 예정이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