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 인수전에 뛰어든 STX그룹이 본격적인 인수자금 조달에 나섰다.

STX유럽(옛 아커야즈)은 싱가포르 증시에 상장한 STX OSV(해양플랜트) 보유 지분 18.27%를 주당 1.33 싱가포르 달러에 투자펀드인 옥지프사에 팔아 약 2500억원을 확보했다고 10일 발표했다.

STX OSV는 해양작업 지원선 건조 회사다. 지난해 11월 싱가포르 증시 상장과 동시에 지분 전량을 보유하고 있던 STX유럽이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31%의 지분을 공개 매각했었다. STX유럽은 이번 매각 후에도 STX OSV 지분 50.7%를 보유해 최대주주의 지위를 유지할 계획이다.

STX OSV 지분 매각 대금은 계열사 간 지분 거래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하이닉스 인수 자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그룹 관계자는 "STX OSV의 지분 매각이 해외 투자자금 회수에 대한 좋은 징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STX는 이를 시작으로 우량 자산을 팔아 하이닉스 인수자금을 확충하는 작업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조만간 STX중공업과 STX에너지 지분을 각각 30~40%씩 매각하고 STX유럽,STX다롄 지분도 각각 30%가량 처분할 계획이다. STX는 비상장 계열사 지분 매각으로만 약 1조원 안팎의 자금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