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자라,스웨덴 H&M 등 해외 패스트패션 브랜드의 공세에 주춤했던 국내 중 · 저가 캐주얼 브랜드들이 '한국형 SPA(제조 · 직매형 의류)'를 자청하며 텃밭 지키기에 나섰다. 매장을 운영하던 위탁판매 업체를 인수 · 합병하는가 하면 신규 브랜드를 론칭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주요 토종 브랜드마다 타깃 연령층을 확대하면서 매출 올리기 경쟁에 돌입했다.

코데즈컴바인이 운영하는 캐주얼 브랜드 '코데즈컴바인'(사진)은 최근 서울 압구정점,문정점,돈암점,이천점 등 10개 직영점을 운영하던 위탁판매업체 피제이리테일을 흡수합병했다. 직영점을 한번에 관리하면서 신속하게 제품을 유통,판매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코데즈컴바인 관계자는 "올 1분기 매출은 527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420억원)보다 크게 올랐는데 여세를 몰아 올 하반기에도 패스트패션 브랜드로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기 위해 합병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웃도어 브랜드 '코데즈컴바인 하이커'도 더 키워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하이커뿐 아니라 최근엔 어린이용 브랜드 '코데즈컴바인 키즈' 등 서브 브랜드도 선보였다.

SPA 브랜드 스파오와 미쏘를 운영하고 있는 이랜드리테일은 올 상반기 매출 증가세를 하반기까지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미쏘는 올 상반기 30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연내 홍대점 등 4개 매장을 추가로 열어 판매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연매출 900억원을 목표로 잡았다. 스파오는 하반기에 20개 매장을 더 열어 총 50개 매장으로 규모를 키울 계획이다.

또 이랜드리테일이 운영하는 NC백화점의 자체 브랜드였던 '스탭(STAFF)'을 내달 말 새단장해 선보일 예정이다. 스탭은 20대 초 · 중반을 겨냥한 베이직 캐주얼로,상의는 1만~2만원대,하의는 3만~4만원대,재킷은 7만~9만원대다. 연내 10개 매장을 열 예정이며,올해 매출목표를 30억원으로 책정했다.

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국내 캐주얼 시장은 해외 SPA 브랜드 확산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면서 성장하고 있다"며 "주말 야외활동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여서 앞으로도 캐주얼 시장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우인터내셔날의 멀티숍 브랜드 '르샵'은 올해 130개 매장으로 확장,200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대표적인 한국형 SPA로 꼽히는 르샵은 백화점,가두점,쇼핑몰 등에 다양하게 입점해 있다.

올해 안에 멀티숍 개념의 여성복 '더 얼반 플래그'를 새로 내놓을 예정이다. 행텐코리아가 만든 패스트패션 브랜드 'H&T'도 '덩치 키우기'에 가세했다. 이 브랜드는 연말까지 총 90개 매장으로 확대,올해 600억원의 매출을 올릴 방침이다.

에이션패션의 캐주얼 브랜드 '폴햄'은 올 하반기 남성용 프리미엄 라인 '존H 폴햄'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 제품은 폴햄보다 50% 정도 비싼 프리미엄 라인으로,폴햄보다 감도를 높인 캐릭터 캐주얼 컨셉트다. 가벼운 비즈니스 시티룩으로 키우기 위해 일단 폴햄갤러리 등 대형 가두점에 숍인숍 형태로 입점할 예정이다. 크리스패션의 '잭앤질'도 연내 남성용 제품 비중을 더 높일 계획이다. 올해 500억원의 매출을 올리기 위해 총 90개 매장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 SPA

speciality retailer of private label apparel.상품 기획단계부터 제조 · 유통까지 모든 과정을 제조회사가 맡는 의류 브랜드를 말한다. 의사결정이 빠르고 유통단계가 짧은 만큼 유행에 맞춰 재빨리 제품을 내놓기 때문에 '패스트패션'이라고도 한다. 스페인 자라,스웨덴 H&M,일본 유니클로 등이 대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