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재정위기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정점으로 치달으면서 국내 증시가 갈지자걸음을 하고 있다.

28일 코스피지수는 0.36%(7.38포인트) 떨어진 2062.91에 장을 마쳤다. 전형적인 '전강 후약' 장세로 한때 2099.94까지 고점을 높여가다 장 후반 속절없이 밀렸다. 개인 외국인에 이어 장 막판에는 기관까지 '팔자' 우위를 보여 수급이 꼬일대로 꼬이는 모습이었다. 개인투자자들은 2210억원어치를 팔았다. 외국인과 기관도 각각 351억원과 23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증시 3대 주체의 매물을 막아낸 것은 프로그램 매매로 차익거래에서 2843억원,비차익거래에서 2180억원의 순매수를 나타냈다.

하지만 이 같은 갈지자 행보의 주요 원인 제공자로 지목되는 중국 증시가 지난주부터 반등세로 돌아선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물가 상승에 따른 긴축정책 우려 등 '차이나 리스크'의 조기 해소는 국내 증시의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 포함 아시아증시 차별화 모색

이날 강보합세로 기세가 꺾이긴 했지만 상하이종합지수는 최근 1주일 새 5% 넘게 급등하는 등 글로벌 증시와 차별화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중국 증시의 상승 반전은 글로벌 대외 변수에 발목을 잡힌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에 호재다.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한 중국의 긴축 강도가 약해지는 것은 물론 글로벌 경기 위축을 야기할 '차이나 리스크'가 조기 해소될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국내외 이코노미스트들은 2분기를 고점으로 중국 물가가 점차 하락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변준호 교보증권 연구원은 "중국증시는 과거에도 물가 하락 국면에서 급반등했고,지금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도 바닥 수준이라 상승 전환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변 연구원은 이어 "수출 의존도를 떠나 한국도 물가 억제를 위한 금리 인상 부담에서 벗어난 만큼 중국 증시의 강세 흐름에 합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증시의 상승 전환은 수급 측면에서 이머징마켓에서 등을 돌린 외국인을 유인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데이비드 페르난데스 JP모건 아시아지역 총괄대표(리서치)는 "글로벌 투자자들은 중국을 아시아 증시에 대한 투자 판단의 시금석으로 삼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리스사태 등 해외 변수도 해소 조짐

그리스 사태와 미국 경제 부진 등의 변수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고 있다. 유익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더블딥에는 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컨센서스가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일본의 빠른 조업 정상화도 미국 경제를 낙관하게 하는 요인이다. 그리스 문제에 대해서도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의 이해득실에 따라 긍정적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롯데쇼핑 LG패션 등 중국 관련주 주목

향후 중국의 점진적인 내수 회복 등을 감안할 때 자동차 유통 패션 등 중국 관련주들이 주목받을 것이란 분석이다. 박종대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소매판매 및 소비심리지수의 반등을 기점으로 현지의 국내 소매 · 유통업체들의 실적 개선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했다.

하이투자증권은 유통업체로는 롯데쇼핑 호텔신라,화장품 · 생활용품에서는 웅진코웨이 코스맥스를 유망 종목으로 꼽았다. 휠라코리아 베이직하우스 등 의류업체도 중국 내수 회복 수혜주로 지목됐다. 휠라코리아는 글로벌 브랜드 인수에 따른 영업력과 실적 모멘텀 확대,베이직하우스는 중국 내 사업 확장 등이 상승 모멘텀으로 거론됐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