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는 시장이 생각하는 것만큼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아닐 수 있도 있습니다."

차승훈 JP모간자산운용 대표는 28일 출범 4주년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 개화에 대비해 JP모간 글로벌의 계열사 헤지펀드 성공 사례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장 헤지펀드 관련 상품을 출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헤지펀드가 자리 잡으려면 시장에서 예상하는 것보다 시간이 더 걸릴 수 있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차 대표는 "JP모간은 지난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안전 자산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욕구가 높아지면서 홍콩에서 아시아 최초로 리테일용 헤지펀드를 출시했었다"며 "하지만 막상 헤지펀드 판매가 시작되자 개인들의 반응이 크지 않아 두개를 남겨두고 다른 헤지펀드를 폐쇄했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에서도 헤지펀드에 대한 성급한 기대는 금물"이라며 "헤지펀드를 운용할 수 있는 인력이 많지 않고, 롱숏을 위한 대차거래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차 대표는 "한국의 금융인력이 높은 글로벌 경쟁력을 가지고 있어 일단 자리잡으면 다른 나라보다는 빠른 시일 내 확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JP모간자산운용의 국내 주식형 펀드인 'JP모간코리아트러스트' 펀드는 JP모간자산운용코리아가 출범과 함께 출시된 첫 펀드 중 하나다.

현재 설정 이후 수익률이 68.96%로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19.51%)를 크게 앞서고 있다. 1년 수익률도 49.39%로 코스피 지수 상승률(20.17%)의 두배가 넘는다.

당시로서는 획기적으로 대형주 30개 내외에 선별 투자하는 '압축형 펀드'를 표방해왔다.

차 대표는 "외국계 운용사는 한국 주식형 펀드를 잘 운용하지 못한다는 편견을 깨고자 그 동안 국내 시장에 없던 콘셉트의 압축 펀드를 선보였었다"며 "시장을 쫓아가는 것이 아니라 남들보다 먼저 들어가서 먼저 수익을 실현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JP모간트러스트 펀드는 꾸준히 높은 수익률을 유지하면서 올해 들어서만 1조2000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되는 성과를 올렸다.

차 대표는 "소수 종목에 투자하는 특성상 펀드 크기가 지나치게 커지면 운용에 좋지 않다고 판단된다"며 "2조~3조원을 넘으면 더 이상 펀드 가입을 받지 않고 다른 국내 주식형 펀드를 새롭게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펀드의 포트폴리오는 철저히 바텀업으로 선택된다. 특정 업종별로 투자전략을 세우기보다는 같은 업종 내에서도 종목에 따라 편입 여부가 갈린다는 설명이다.

이승엽 JP모간자산운용 이사는 "좋은 종목을 고르다보면 자연스럽게 비중이 높아지는 업종도 생긴다"며 "화학의 경우 다른 업종보다 많이 편입하고 있고, 자동차는 상당 부분 수익을 실현했다"고 밝혔다.

하반기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슈로는 미국의 경기 회복과 중국의 긴축정책을 꼽았다.

이 이사는 "상반기 미국의 경기회복세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하반기에는 회복될 것"이라며 "중국 역시 지금 긴축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서고 있으며 상반기에 물가 상승률이 고점을 찍고 하반기에는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차 대표는 "자금을 얼마나 끌어모으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투자자에게 수익을 얼마나 돌려주느냐가 중요하다고 본다"며 "앞으로도 투명한 투자운용과정을 통해 선량한 자산 관리자의 소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