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관리하려고 상장한 건 아닌데.."…새내기株들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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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은 잠시였습니다. 상장 이후 (주가가 떨어져) 주주들의 원성이 거세 편히 잠든 게 몇 번인지 모르겠습니다"
최근 증시에 입성한 한 코스닥 기업 CEO(최고경영자)의 푸념이다. '공모주=대박' 공식이 깨진 게 어제오늘 얘기는 아니지만, 최근엔 그 정도가 심해 '공모주=쪽박'이란 웃지 못할 말이 회자되고 있을 정도다.
이 때문에 한창 사업을 확장해야 할 '새내기' 상장사들이 주가 부양에 골몰,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업의 미래 가치를 보지 않고 단기 수익률만 쫓는 일부 주식 투자자들의 조급함과 상장 당시 거품이 낀 공모가, 시장 변동성 등이 맞물린 부작용으로 풀이되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1년새 코스피(유가증권)ㆍ코스닥 시장에 신규 상장한 기업 87곳(스팩 포함) 중 현 주가(21일 종가)가 IPO(기업공개) 당시 공모가를 밑돈 곳은 53곳으로 전체의 61%에 이른다. 특히 아나패스 티에스이 아이텍반도체 웨이포트 이글루시큐리티 등은 공모가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최근엔 공모주의 부진이 더 두드러진다. '차이나 디스카운트'로 국내 상장 중국 주식이 푸대접을 받고 있는 가운데 지난 13일 코스닥에 입성한 완리는 공모가의 20% 가량을 8거래일 만에 내줬다.
우뤠이비아오(吳瑞彪) 완리 대표는 상장 이튿날 중국으로 출국하면서 "공모가도 예상보다 낮아 실망했는데, 주가는 그보다 훨씬 낮아 뭐라 할 말이 없다"며 노골적으로 주가에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사정이 이렇자 일부 기업들은 주가관리에 직접 나서고 있다. 회사 차원에서 자사주를 취득하는 사례가 줄을 잇고 있다.
작년 9월 중순 코스피에 상장한 KTcs는 지난 16일 시가로 약 75억원어치, 38만주의 자사주를 취득키로 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순이익 151억원의 절반을 고스란히 주가 관리에 쓰기로 한 것. 상장 초기 3000원을 넘었던 주가가 최근 2000원 초반 선에 머물자 나온 대책이다. 현 주가는 공모가(2600원)에도 훨씬 못미친다.
KTcs는 지난 2~3월에도 시가로 약 27억원어치인 120만주의 자사주를 장내서 사들여 이를 소각했다. 또 임직원들이 우리사주 갖기 운동을 벌이는 등 내부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밖에 에이디시스템 대구방송 이글루시큐리티 인화정공 세우테크 인터로조 우진 엠에스오토텍 등도 올 들어 이익소각이나 자사주 직접 취득, 자사주 취득 신탁 등을 완료했거나 진행 중이다.
대주주, 혹은 대표이사가 직접 자사 주식을 사는 경우도 많다. 지난달 25일 상장한 KMH의 최상주 회장은 이달 들어 4만7158주의 자사주를 장내서 매입했다. 이에 따라 그의 보유주식은 266만1778주(지분율 21.51%)로 늘었다.
상장 한 달 만에 공모가(9500원)의 반토막 수준까지 주가가 떨어지자 주가부양 의지를 시장에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최 회장은 "회사 가치와 성장성에 비해 주가가 지나치게 낮게 형성돼 있다"며 "최대주주로서 주주들의 권리 보호와 책임경영을 위해 주식 매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다나와의 성장현 대표, 도화엔지니어링의 겸영윤 회장 등도 장내 지분매입으로 회사의 주가 저평가를 적극 알리는 중이다.
중국 기업들의 경우는 '차이나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사외이사 선임과 한국사무소 개소 등에 비용을 쏟아 붓고 있다. 중국엔진집단 완리 등은 이미 한국인 사외이사를 선임했고, 중국식품포장은 아예 사내이사로 한국인을 들일 예정이다. 또 차이나그레이트 차이나킹 중국식품포장 등은 한국에 사무소까지 운영 중이다.
한 중소 증권사 스몰캡(중소형주) 담당 연구원은 "상장의 주된 이유가 대규모 자금을 신속히 조달하고 이를 증설이나 재무구조 개선 등에 쓰기 위함인데, 이제 막 상장한 기업들이 주가관리에 너무 많은 자금을 쓴다면 생산이나 영업 등에 소홀해지고 결국 그 피해는 주주들이 입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최근 증시에 입성한 한 코스닥 기업 CEO(최고경영자)의 푸념이다. '공모주=대박' 공식이 깨진 게 어제오늘 얘기는 아니지만, 최근엔 그 정도가 심해 '공모주=쪽박'이란 웃지 못할 말이 회자되고 있을 정도다.
이 때문에 한창 사업을 확장해야 할 '새내기' 상장사들이 주가 부양에 골몰,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업의 미래 가치를 보지 않고 단기 수익률만 쫓는 일부 주식 투자자들의 조급함과 상장 당시 거품이 낀 공모가, 시장 변동성 등이 맞물린 부작용으로 풀이되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1년새 코스피(유가증권)ㆍ코스닥 시장에 신규 상장한 기업 87곳(스팩 포함) 중 현 주가(21일 종가)가 IPO(기업공개) 당시 공모가를 밑돈 곳은 53곳으로 전체의 61%에 이른다. 특히 아나패스 티에스이 아이텍반도체 웨이포트 이글루시큐리티 등은 공모가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최근엔 공모주의 부진이 더 두드러진다. '차이나 디스카운트'로 국내 상장 중국 주식이 푸대접을 받고 있는 가운데 지난 13일 코스닥에 입성한 완리는 공모가의 20% 가량을 8거래일 만에 내줬다.
우뤠이비아오(吳瑞彪) 완리 대표는 상장 이튿날 중국으로 출국하면서 "공모가도 예상보다 낮아 실망했는데, 주가는 그보다 훨씬 낮아 뭐라 할 말이 없다"며 노골적으로 주가에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사정이 이렇자 일부 기업들은 주가관리에 직접 나서고 있다. 회사 차원에서 자사주를 취득하는 사례가 줄을 잇고 있다.
작년 9월 중순 코스피에 상장한 KTcs는 지난 16일 시가로 약 75억원어치, 38만주의 자사주를 취득키로 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순이익 151억원의 절반을 고스란히 주가 관리에 쓰기로 한 것. 상장 초기 3000원을 넘었던 주가가 최근 2000원 초반 선에 머물자 나온 대책이다. 현 주가는 공모가(2600원)에도 훨씬 못미친다.
KTcs는 지난 2~3월에도 시가로 약 27억원어치인 120만주의 자사주를 장내서 사들여 이를 소각했다. 또 임직원들이 우리사주 갖기 운동을 벌이는 등 내부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밖에 에이디시스템 대구방송 이글루시큐리티 인화정공 세우테크 인터로조 우진 엠에스오토텍 등도 올 들어 이익소각이나 자사주 직접 취득, 자사주 취득 신탁 등을 완료했거나 진행 중이다.
대주주, 혹은 대표이사가 직접 자사 주식을 사는 경우도 많다. 지난달 25일 상장한 KMH의 최상주 회장은 이달 들어 4만7158주의 자사주를 장내서 매입했다. 이에 따라 그의 보유주식은 266만1778주(지분율 21.51%)로 늘었다.
상장 한 달 만에 공모가(9500원)의 반토막 수준까지 주가가 떨어지자 주가부양 의지를 시장에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최 회장은 "회사 가치와 성장성에 비해 주가가 지나치게 낮게 형성돼 있다"며 "최대주주로서 주주들의 권리 보호와 책임경영을 위해 주식 매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다나와의 성장현 대표, 도화엔지니어링의 겸영윤 회장 등도 장내 지분매입으로 회사의 주가 저평가를 적극 알리는 중이다.
중국 기업들의 경우는 '차이나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사외이사 선임과 한국사무소 개소 등에 비용을 쏟아 붓고 있다. 중국엔진집단 완리 등은 이미 한국인 사외이사를 선임했고, 중국식품포장은 아예 사내이사로 한국인을 들일 예정이다. 또 차이나그레이트 차이나킹 중국식품포장 등은 한국에 사무소까지 운영 중이다.
한 중소 증권사 스몰캡(중소형주) 담당 연구원은 "상장의 주된 이유가 대규모 자금을 신속히 조달하고 이를 증설이나 재무구조 개선 등에 쓰기 위함인데, 이제 막 상장한 기업들이 주가관리에 너무 많은 자금을 쓴다면 생산이나 영업 등에 소홀해지고 결국 그 피해는 주주들이 입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