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정상회담 등 대외 이벤트를 앞두고 증시가 조정을 면치 못하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지지선으로 여겨져 왔던 2030선을 끝내 밑돌았고, 코스닥지수도 사흘째 하락했다.

20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2.28포인트(0.60%) 내린 2019.65로 거래를 마쳤다.

뉴욕증시는 그리즈 지원을 놓고 의견차가 심했던 프랑스와 독일이 일정부분 합의에 이르렀다는 소식에 혼조로 마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코스피는 오름세로 출발한 뒤 2040선 후반까지 상승폭을 확대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흘만에 '사자'에 나섰던 외국인이 순매도로 다시 돌아서자 지수는 재차 하락반전, 2020선 마저도 내줬다.

외국인은 1311억원 이상을 순매도했다. 개인도 장 막판 입장을 바꿔 547억원 가량 팔아치웠다. 기관은 1706억원 매수 우위였다.

프로그램 매수세는 장중 꾸준히 유입됐다. 차익은 장 후반 순매수로 돌아서 544억원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비차익으로는 2791억원 매수세가 유입돼 전체 프로그램은 3335억원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주도주인 화학 업종은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팔자'에 휘말려 2.62% 급락했다. 실적 우려에 전 거래일 3% 이상 폭락했던 IT(전기전자)주도 1.53% 하락세를 이어갔다.

장중 반등에 나섰던 운송장비 업종은 0.78% 하락한 채 장을 마쳤다. 반면 건설주는 분양가 상한제 폐지 가능성에 대한 기대로 1.48% 올라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은행과 보험, 종이목재 업종도 1% 이상씩 뛰었다.

코스닥지수도 사흘째 뒷걸음질 쳤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2.10포인트(0.46%) 떨어진 457.23으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은 143억원 가량 순매수했지만 기관과 개인은 각각 5억원, 187억원 가량 매물을 내 놨다.

송창성 한양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지지선 역할을 하던 2030선을 내 준 만큼 투신의 매도를 유발할 수 있다"며 "지난 17일 장중 기록한 저점(2008.84)까지는 하락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윤지호 한화증권 투자분석팀장은 "이번주 수요일 그리스 긴축안이 통과되는지 여부와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기자 간담회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2분기 기업들의 실적이 높아진 기대에 못 미칠 가능성이 커 신중한 입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윤 팀장은 "지수가 급락하는 국면이 나타나지 않는 한 쫓아가기 보다는 관망하는 편이 낫다"고 조언했다.

한편, 환율은 보합으로 마감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과 같은 1085.9원에 장을 마쳤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