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에서도 제2의 닷컴 버블이 터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는 전날 상장한 인터넷 라디오사이트 업체인 판도라미디어 주가가 전날보다 23.9% 폭락한 13.26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공모가(16달러)를 밑도는 것이다. 경쟁 구도가 치열해 앞으로 수익을 내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확산된 데 따른 결과다. 지난 3개월 동안 뉴욕 증시에 상장된 11개 우량 정보기술(IT)주들의 평균 주가는 공모가 대비 20% 하락한 상태다.

지난달 상장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업체인 링크트인도 기업 공개 첫날 공모가 대비 주가가 100% 이상 폭등한 이후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6월 초 상장을 신청한 소셜커머스업체인 그루폰의 시가총액도 3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인터넷 거품을 경계하는 소리가 더 커질 전망이다.

칼럼니스트 스티브 블랭크는 허핑턴포스트 기고를 통해 "기업공개 때 뭉칫돈이 몰리고 인터넷 관련주들의 기업 가치가 과도하게 형성된 데다 실리콘밸리에서 기술 인력을 뽑기가 어려워졌다는 점에서 IT버블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중국 인터넷 기업들도 고평가됐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주가가 급락하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인터넷 기업인 당당과 런런은 최근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87%,22% 급등했지만 현재 공모가 아래로 추락했다. 중국의 페이스북으로 통하는 런런은 주가수익비율(PER)이 41배로,페이스북과 링크트인보다 높다. 일부 애널리스트는 중국 인터넷기업 주가가 지나치게 높게 형성돼 있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네스케이프 공동 창업자로 최근 벤처캐피털리스트로 변신한 마크 앤드리센은 "2000년 닷컴 버블 때와 달리 지금은 인터넷 업체들이 수익을 내고 있는 만큼 IT 거품을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