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3홀은 주말 골퍼들에겐 버디를 잡을 수 있는 기회의 홀이지만, 파를 기본으로 생각하는 프로 골퍼들에게는 오히려 부담이 큰 홀이다.

더욱이 아직 몸이 풀리지 않은 첫 번째 홀에서 파3홀을 만나면 정상급 선수들도 긴장한다고 한다.

실제로 16일(현지시간) US오픈이 시작된 콩그레셔널 골프장 10번홀(파3·218야드)은 이곳에서 1라운드 첫 티샷을 한 세계정상급 골퍼들에게 어려운 홀이었다.

1라운드가 끝난 뒤 평균 타수 상으로는 11번홀(파4)에서 4.5타가 나와 난도가 가장 높은 홀로 나타났지만, 선수들에게 심리적으로 부담을 준 홀은 역시 10번홀로 확인됐다.

작년 US오픈 우승자인 그레임 맥도웰(북아일랜드)은 "10번홀은 5번 아이언으로 치기는 너무 짧고 4번 아이언으로 치기에는 너무 길어 클럽 선택을 놓고 고민했다"고 말했다.

맥도웰은 다행히 파로 막았지만 세계랭킹 5위인 필 미켈슨(미국)은 이 홀에서 티샷을 물에 빠뜨려 결국 2타를 잃고 말았다.

1라운드에서 공동 2위로 뛰어오른 양용은(39·KB금융그룹)도 "10번홀 티박스에 올라가서야 이 홀이 어렵다는 것을 알았다"며 "티샷을 할 때 제발 그린 위에만 올라가라고 기도했다"고 털어놨다.

양용은은 기도가 통했는지 이 홀에서 버디를 잡았다.

그러나 동반 플레이를 펼친 재미교포 앤서니 김(26·나이키골프)과 일본의 간판스타 이시카와 료는 모두 티샷을 물에 빠뜨리고 말았다.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은 "지난 사흘 동안 10번홀을 어떻게 공략할 것인지만 생각했고, 다행히 오늘 파를 잡았다"며 "남은 라운드에서도 행운이 따라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 기자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