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자산운용이 최근 운용조직 개편 이후 수익률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 지난 3월 영입 당시부터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며 화제를 모았던 김준성 전무(사진)를 에쿼티 총괄로 선임한 이후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어서 주목된다.

김 전무는 W.I.카 싱가포르 법인과 세이에셋코리아자산운용, 미국 벤처투자 전문회사인 워버그 핀커스를 거쳐 2001년부터 GIC에서 아시아 펀드 운용을 담당했던 인물이다. 글로벌 자산 운용 경험이 풍부하다는 점에서 영입 초기부터 기대가 컸다.

20일 증권조사기관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3개월 기준 수익률 상위 15개 펀드 중 삼성자산운용의 펀드가 무려 9개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중소형FOCUS' 펀드가 3개월 수익률 19.40%로 전체 국내 주식형 펀드 중에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중이다. '삼성코리아대표분할매수' '삼성당신을위한코리아대표그룹' 펀드는 각각 17.81%, 17.77%로 수익률 상위 3, 4위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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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 '삼성H-auto' '삼성에버그린' '삼성장기주택마련대표' '삼성클래식연금' '삼성당신을위한신연금ACTIVE' '삼성코리아소수정예' 펀드도 3개월 수익률이 15%를 넘으며 수익률 상위 15위권 내에 자리자잡고 있다.

이 같은 성과는 국내 주식형 펀드의 3개월 평균 수익률(8.29%)이나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6.39%)을 웃도는 것이다.

삼성자산운용의 펀드 성과가 개선되기 시작한 것은 최근부터다. 작년만 해도 삼성자산운용이 운용하는 국내 액티브 주식형 펀드의 1년 평균 수익률은 전체 54개 운용사 중 23위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JP모간자산운용과 피델리티자산운용에 이어 삼성자산운용이 3위로 올라섰다.

특히 상대적으로 펀드 숫자가 적은 상위 1, 2위의 외국계 운용사에 비해 삼성자산운용은 운용하는 국내 주식형 펀드 숫자가 100개를 넘어서기 때문에 이 같은 수익률 개선은 더욱 돋보인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3월 싱가포르 투자청(GIC) 출신의 김준성 전무를 에쿼티(Equaity) 총괄로 선임하고 운용 조직을 개편했다. 기존에는 운용파트가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 퀀트, 주식으로 각각 독립돼 있었지만, 김 전무 영입 이후 전체 운용 부문을 에쿼티 총괄로 재편했다.

또 삼성자산운용은 전략운용본부장으로 한상수 상무를 선임하는 등 새로운 인사도 적극 영입했다.

이 같은 성과가 최근 수익률로 나타나고 있다는 게 삼성자산운용 측의 설명이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실질적인 펀드매니저의 변동은 거의 없었음에도 조직 개편과 김 전무의 전두지휘의 효과로 수익률이 크게 개선됐다"며 "각 운용본부 간의 유기적인 관계가 강화되고 있으며, 운용본부간의 연계 상품도 적극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모델포트폴리오(MP) 위주로 운용되던 시스템도 재편했다. 과거에는 리서치센터에서 종목을 골라 MP를 만들면, 펀드매니저는 MP 안의 종목을 최소 50% 이상의 비율로 편입해야 했다. 하지만 이제는 MP에 구애받지 않고 매니저의 개별 역량을 살려 종목을 선정하도록 했다. 매니저의 재량권을 늘린 것이 적극적인 운용과 수익률 개선으로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배성진 현대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종목별 차별화 장세가 이어지면서 작년 하반기 이후 대형 운용사에 비해 중소형 운용사들의 성과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덩치가 큰 펀드보다 작은 펀드가 발 빠르게 시장에 대응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까지 차별화 장세가 이어져 왔음에도 불구하고 삼성자산운용은 조직 개편과 매니저 역량 강화로 대형 운용사 중 두드러지게 성과가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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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