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골프 선수인 해리슨 프레이저(40)가 355번째 출전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대회에서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프레이저는 12일(현지시간)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의 사우스윈드 TPC(파70·7천244야드)에서 열린 PGA 투어 페덱스 세인트주드 클래식(총상금 560만달러)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1개를 묶어 3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합계 13언더파 267타가 된 프레이저는 로베르트 카를손(스웨덴)과 같은 타수를 기록해 연장 대결을 벌인 끝에 세 번째 홀에서 값진 우승을 차지했다.

프레이저는 1998년부터 PGA 투어에서 활약 중이지만 지금껏 1승도 올리지 못했다.

1998년 5월 바이런넬슨 클래식에서 공동 2위를 할 때만 해도 곧 우승 소식을 전할 것 같았던 프레이저는 지금까지 준우승 4회, 3위 6회의 성적만 냈을 뿐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그나마도 2006년 이후로는 3위 안에 든 적이 한 번도 없어 나이 40을 넘긴 올해 프레이저는 퇴물 취급을 받아도 할 말이 없던 처지였다.

2008년 12월에는 퀄리파잉스쿨을 다시 거치기도 했다.

그는 퀄리파잉스쿨 4라운드에서 59타를 치며 1위에 올라 부활의 시동을 거는 듯했지만 이후 대회에서도 상위권엔 좀처럼 들지 못했다.

올 들어서도 이번 대회 전까지 9차례 출전했지만 6번이나 컷 탈락을 당했고, 지난달 말 바이런넬슨 챔피언십에서 공동 14위에 오른 게 최고 성적이었다.

이날 우승도 쉽지 않았다.

1타 차로 선두를 달리던 18번 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물에 빠트리는 바람에 연장전까지 치러야 했다.

연장 세 번째 홀인 12번 홀(파4)에서 먼저 파를 잡은 프레이저는 카를손이 파 퍼트를 놓쳐 가까스로 생애 첫 우승을 확정 지었다.

프레이저는 "최근 몇 년이 너무 길게 느껴졌고 힘들었다"고 우승소감을 밝혔다.

이번 우승 상금 100만8천 달러는 프레이저가 2009년과 2010년 두 시즌 동안 벌어들인 상금(94만 달러)보다 많은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email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