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주춤했던 차이나머니가 지난달 다시 국내 증시로 돌아왔다. 중국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의 한국 전용펀드 투자 자금 집행도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여 어떤 종목이 중국계 자금의 '러브콜'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중국계 자금은 지난달 국내 증시에서 584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지난달 외국인이 2조5600억원어치를 순매도한 가운데 중국과 미국(1조5760억원)계만 국내 주식을 사들였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의 외환 보유액이 3조달러를 웃돌면서 중국 정부가 해외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차이나머니의 국내 유입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조정기에 있는 중국 증시가 안정세를 보일 경우 중국 내 해외 펀드로 자금이 들어와 국내적격기관투자가(QDII)의 한국 투자도 증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CIC의 자금 집행도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CIC 한국 위탁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이미 담당 펀드매니저를 지정해 자금 집행이 이뤄지면 즉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투자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CIC 등 국부펀드들이 국내 주식을 사들일 경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업황이 호전되고 있는 종목이 주된 매수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조 센터장은 "자금의 성격상 코스피지수를 추종할 수 있도록 상장지수펀드(ETF)를 일정 부분 편입하고 현대차 KB금융 등 중장기 투자 유망 종목을 주로 사들일 것"으로 전망했다. 위탁운용사 관계자는 "정보기술(IT)주의 실적 개선에 대한 확신이 없는 상태여서 자동차는 기존 비중을 유지하고 화학은 종목을 압축한다는 게 기본 전략"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 증권정보업체인 윈드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1분기 QDII는 KB금융 LG화학 호남석유 삼성증권 등의 지분을 늘린 반면 삼성전자 하이닉스 현대중공업 등은 줄였다. 중국 소비 증가의 수혜를 보는 아모레퍼시픽 대한항공 등의 지분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