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성장·고용, 모바일 컨버전스서 해답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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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석채 KT 회장, IEEE 산업리더상 수상
정보통신업계의 '노벨상'…과거 노키아·퀄컴 회장도 받아
정보통신업계의 '노벨상'…과거 노키아·퀄컴 회장도 받아
이석채 KT 회장이 7일 일본 교토에서 열린 '국제통신콘퍼런스(ICC) 2011'에서 정보통신 분야 최고 상으로 꼽히는 'IEEE(Institute of Electrical and Electronics Engineers · 국제전기전자기술자협회) 산업리더상'을 받았다.
이 회장은 시상식 직후 본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기존 시장 잠식을 두려워하는 기업문화를 바꾸는 게 가장 힘들었다며 "모바일 컨버전스 시대의 글로벌 리더가 되는 게 KT의 목표"라고 말했다.
▼취임 이후 지속적인 혁신 경영을 펼쳐온 점이 호평을 받았는데.
"지금도 도전하고 있다. 2년반 동안 혁신을 했는데 기존 사고방식을 바꾸는 게 어려웠다. KT에서는 최고경영자(CEO)가 바뀔 때마다 잘못한 점을 추궁하다 보니까 의사결정을 할 때 회사의 미래보다는 말썽 안나는 쪽을 택하곤 했다. 세계 통신업계가 높이 평가하는 '클라우드 커뮤니케이션 센터(CCC)'를 도입할 때도 다들 두려워했다. 트래픽이 폭증하기 시작하자 그때야 의심을 버리고 추진했다. "
▼KTF를 합병해 유 · 무선을 통합하는 것도 어렵지 않았나.
"거시 경제정책을 했기 때문에 막힌 게 뭔지 파악할 수 있었고 무조건 해야 한다,모험을 해야 한다고 봤다. 반대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왔지만 신경 안썼다. 데이터 요금을 내릴 때도 반대가 많았다. 한꺼번에 88%를 내리자 '파괴자'라는 말까지 나왔다. 스웨덴 통신사업자가 1기가(GB)당 월 1유로에 판매하는 것을 보고 결단을 내렸다. "
▼KT의 비즈니스 영역은 어떻게 바뀌나.
"네트워크 통행료보다는 네트워크 위에서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어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 솔루션 능력을 키워 세계로 나가면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는 텔코(통신사업자)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클라우드는 시장 형성 초기 단계여서 우리 방식대로 했다. 직접 개발했다. "
▼글로벌 비즈니스에 신경을 많이 쓰던데.
"많은 개발도상국들이 통신 서비스 관리를 대행해 달라고 요청해오고 있다. 유 · 무선을 통합하면서 이름이 알려진 결과다. 소프트뱅크와 데이터센터 사업을 함께 벌이기로 한 것도 한 · 일 간 협력 이상을 바라본 결정이다. 국경을 넘어서는 클라우드 컴퓨팅도 가능할 것이다. "
▼4세대 이동통신으로 LTE와 와이브로를 모두 하고 있는데.
"데이터 증가 추세를 보면 이용 가능한 주파수를 총동원해야 한다. 앞으로 모든 부분에서 네트워크를 활용할 것이다. 와이브로든 LTE든 다 필요하다. 와이브로 전국망을 깔아 트래픽을 분산시키고 있다. 단말기 조달이 아쉬운데 다행히 대만 HTC에서 곧 나온다. 언젠가 와이브로와 LTE를 한 단말기로 쓸 수 있을 것이다. "
▼한국이 IT 강국으로 재도약하려면 무엇부터 해야 한다고 보는가.
"소프트웨어가 취약한 게 문제다. 지난 10년 동안 많은 소프트웨어 전문가들이 엄청난 좌절을 겪고 이탈했다. 이런 상처를 안고 도전해야 한다. 통신사업자들이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
▼ IT산업이 홀대받는다는 목소리도 많다.
"우리나라 경제발전 과정을 보면 고비 때마다 IT산업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1980년대 초에는 청색전화기가 돌파구를 뚫었고,1990년대 말 외환위기 때는 IT가 산업을 일으키고 일자리를 창출했다. 이제는 모바일 컨버전스가 기회가 될 것이다. 국가를 이끄는 브레인들이 이것을 직시해야 한다. 지금은 IT가 경제정책의 주류에서 벗어나 변방으로 밀려났다. 이래서는 안 된다. 모든 경제정책과 산업정책의 핵심에 놓고 미래를 설계해야 한다. "
◆ IEEE 산업리더상
세계 최고 권위의 통신학회인 IEEE가 정보통신 분야에서 가장 혁신적인 활동을 펼친 기업인에게 주는 상.그동안 게이치 다치카와 NTT도코모 사장,요르마 올릴라 노키아 회장,어윈 제이컵스 퀄컴 회장,이기태 전 삼성전자 사장 등이 수상했다. 수상에 적합한 사람이 없을 경우에는 상을 수여하지 않기 때문에 2005년,2008년,2010년에는 수상자가 없었다.
교토=김광현 IT전문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