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시컴보다 평균 20m 짧아
올 시즌 준우승만 세 번째
미국 뉴저지주 갤러웨이 돌체시뷰리조트 베이코스(파71)에서 6일(한국시간) 끝난 미 LPGA투어 숍라이트LPGA클래식(총상금 150만달러) 최종라운드 승부가 이를 그대로 입증했다.
평균 드라이버샷 거리 276야드로 1위를 달리고 있는 브리타니 린시컴(미국)과 단타자(평균 254야드)인 신지애(23)가 합계 10언더파로 공동선두인 상태에서 마지막 한 홀을 남겼다.
18번홀(파5)은 501야드로 장타자라면 '2온'이 무난한 홀이다. 신지애가 린시컴 앞조에서 먼저 플레이했다. 티샷을 페어웨이에 떨군 신지애는 하이브리드클럽으로 두 번째 샷을 날렸다. 첫날 이 홀에서 '2온'에 성공해 버디를 잡았다. 그러나 이날은 맞바람이 강하게 불었다. 있는 힘을 다해 친 볼은 그린에 오르지 못했다. 세 번째 어프로치샷은 다소 강하게 맞아 핀을 3m가량 지나쳐 버렸다. '컴백 퍼팅'이 심상치 않은 상황.두 달 전 기아클래식 최종일 18번홀에서 1.2m 버디 퍼팅을 놓치며 산드라 갈(독일)에게 우승을 내줬던 뼈아픈 상황이 반복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스쳤다. 신지애가 버디퍼팅한 볼은 홀을 향해 가더니 홀 직전에서 힘을 잃고 우측으로 쓰러져버렸다.
린시컴은 이 홀에서 1,2라운드 모두 버디를 잡았다. 린시컴은 라운드 도중 코스에서 가진 골프채널과의 인터뷰에서 "18번홀에서 이글을 잡겠다"고 호언하기도 했다. 티샷을 페어웨이에 안착시킨 그는 페어웨이 우드를 꺼내들었다. 자신감이 넘친 탓인지 볼은 그린 좌측의 깊은 러프 속으로 들어갔다. 일명 '페스큐(fescue)'라고 부르는 긴 러프에 공이 박혀 꺼내기도 어려워 보였다.
신지애에게 행운의 여신이 미소를 짓는 듯했으나 린시컴의 세 번째 어프로치샷은 거짓말처럼 러프를 빠져나와 홀 1m 옆에 멈췄다. 18번홀 그린 주변에서 초조하게 경기를 지켜보던 신지애는 린시컴의 버디 퍼팅이 성공하는 것을 보고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경기장을 떠났다.
신지애는 지난해 11월 미즈노클래식 이후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한 채 올 시즌에도 2위만 두 차례 했다.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까지 포함하면 시즌 세 번째 준우승이다.
신지애는 전날 선두 크리스티 커(미국)에게 3타 뒤진 공동 4위로 경기를 시작했다. 3번홀에서 6번홀까지 4개홀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기세를 올렸다. 7,8번홀에서도 잇따라 1.5m 이내의 버디 찬스를 맞았으나 실패한 것이 아쉬웠다. 후반에도 상승세는 이어졌다. 10번홀에서 4.5m 버디를 성공시켰고 12번홀에서 1.5m 버디를 노획하며 1타밖에 줄이지 못한 커를 제치고 단독 선두로 부상했다.
그러나 14번홀에서 그린을 놓친 뒤 3m 파세이브 퍼팅이 홀을 외면하면서 첫 보기를 범했고 치고 올라온 린시컴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15번홀(파3)에서도 그린을 미스한 뒤 내리막 60㎝ 파세이브 퍼팅이 홀 우측벽을 맞고 나오는 불운을 겪었다. 다행히 17번홀(파3)에서 70㎝ 버디로 린시컴과 공동선두를 이루는 데 성공했다.
신지애와 같은 미래에셋 소속의 린시컴은 통산 4승과 함께 상금으로 22만5000달러(2억4288만원)를 받았다. 신지애는 11만9219달러(1억2869만원)를 받았다. 김인경(23)은 마지막날 5타를 줄이는 선전으로 합계 8언더파 205타로 공동 5위에 올랐다. 세계 랭킹 1위 청야니(대만)는 이글 1개와 버디 5개(보기 1개)로 6언더파 65타를 쳐 합계 7언더파 206타로 7위를 차지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