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폭탄 국민연금] (1) 장기화되는 저금리 기조…국민연금 年 5% 수익도 버겁다
국민연금의 올해 목표수익률은 연 6.73%다. 2008년 재정 추계 때 2011~2015년 목표로 제시했던 수익률(연 6.9%)보다 낮다. 보건복지부는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최근 열린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서 향후 5년간(2012~2016년) 목표수익률을 연 6.5%로 하향 조정했다.

문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연 6.5% 수익을 내는 것조차 어려워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20년 만기 국채 수익률 연 4%대

[시한폭탄 국민연금] (1) 장기화되는 저금리 기조…국민연금 年 5% 수익도 버겁다
자산운용 측면에서 국민연금의 최대 고민은 저금리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9월 초만 해도 국고채 금리(3년 만기 기준)는 연 5.9%에 육박했다.

6일 현재 이 금리는 연 3.57%로 내려왔다. 회사채(무보증 3년 만기 AA-급 기준) 금리도 이 기간 연 7.4%대에서 연 4.32%로 뚝 떨어졌다.

해외 채권도 마찬가지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현재 연 2.99% 수준이다. 금융위기 직전엔 연 3.8%대였다. 금융위기 이후 각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저금리 정책을 유지한 데 따른 현상이다.

이런 상황은 국민연금 입장에선 대형 악재다. 전체 투자자금 323조9908억원(작년 말 기준)의 71%인 229조원가량을 국내외 채권에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도 대부분 국고채나 AAA등급(최우량등급) 회사채 등 수익률이 낮은 안전 자산 위주다.

신동준 동부증권 투자전략본부장은 "만기 20년짜리 국고채 금리가 연 4.4% 정도밖에 안 된다"며 "채권만 놓고 보면 연 5% 수익도 버겁다"고 지적했다. 국민연금 관계자도 "최근 20년간 국민연금의 평균 수익률은 연 7% 정도"라며 "과거 금리가 굉장히 높았을 때도 이 정도였는데 지금 같은 저금리 상황에서 연 6~7%대 수익률 달성은 쉽지 않은 목표"라고 걱정했다.

◆고수익 채권 투자는 제동

국민연금은 2007년부터 투자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기존에는 투자를 꺼리던 'BBB+'등급 채권에까지 손을 대기 시작했다. BBB+등급은 투자적격 채권 가운데 세 번째로 신용등급이 낮다. AAA등급이나 AA-등급보다 부도 위험이 큰 대신 수익률이 높은 '고위험 고수익' 채권이다. 3년 만기 무보증 BBB+ 채권 수익률은 연 10%가량에 달한다.

2008년 금융위기는 이런 움직임에 제동을 걸었다. 기업 부도 우려가 커지면서 국민연금은 BBB+등급 채권을 모두 처분했다. 국민연금연구원은 지난해 9월 펴낸 '2010년 상반기 국민연금 기금운용성과 펑가보고서'에서 "현재 채권시장에서 BBB+등급 채권은 국민연금의 투자 대상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밝혔다. 손실 위험을 일정 부분 떠안으면서 수익을 높이려던 국민연금의 계획에 차질이 생긴 것이다.

◆주식투자 위험도 커져

금융위기 이후 급반등했던 증시가 최근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점도 국민연금에는 부담이다. 국민연금의 주식 투자 비중은 23.2%(국내+해외)로 채권 다음으로 높다. 국민연금은 금융위기 직후 우량 주식을 저가에 쓸어 담았고 그 결과 주식투자 수익률은 2009년 45.4%,2010년 21.86%에 달했다.

하지만 올 들어 5월까지 코스피지수 상승률은 4.5%에 그쳤고 5월 한 달만 보면 2.3% 떨어졌다. 지난해에는 주식이 국민연금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지만 올해는 별 재미를 못 보거나 오히려 수익률을 깎아먹을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