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수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이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두해 조사를 받은 2일 여의도 금융위는 '패닉'에 빠졌다. 검찰이 전날 여의도 금융감독원 건물 11층에 있는 김 원장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지 하루 만에 그를 소환하자 금융위 공무원들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졌다.

국장 이상 간부들은 대부분 입을 닫았다. 검찰의 칼 끝이 금감원 실무자들을 넘어 김장호 부원장보,김종창 전 금감원장은 물론 상급 기관인 금융위 고위 당국자에게까지 향하고 있는 상황을 엄중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김 원장이 참고인이 아닌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된 사실은 금융위 공무원,특히 김 원장과 가까운 선후배들에겐 큰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평소 그가 금융위 공무원들의 맏형으로 불릴 만큼 후배들의 신망이 두터웠던 데다 과거 어려운 정책 과제엔 몸을 던져 일하는 스타일이었기 때문이다. 김석동 금융위원장도 수차례 그에게 중책을 맡겼다.

더욱이 강남의 고급 주상복합아파트에 거주할 정도로 여유가 있는 김 원장이 수천만원을 수수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믿을 수 없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김 원장은 금융위 금융서비스국장으로 일했던 2008년 3월부터 2009년 말 사이에 부산저축은행이 전주 · 대전저축은행을 인수하는 데 편의를 봐주고,2010년 한나라당 수석 전문위원으로 있을 때 로비의 창구가 됐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