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양성만이 대학의 목표가 되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앞으론 기술이전 등을 통한 지식재산 창출이 새 목표가 돼야 합니다. "

한국공학한림원이 최근 개최한 한 · 미 지식재산심포지엄 참석차 방한한 캐서린 쿠 스탠퍼드대 기술이전연구소(Office of Technology Licensing) 소장(사진)은 "앞으로는 얼마나 질 높은 지식재산을 많이 만들어내느냐가 대학 경쟁력 평가기준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쿠 소장은 자신이 근무하고 있는 스탠퍼드대를 예로 들었다. 이 대학은 지난해 517건의 기술이전을 성사시켜 총 6500만달러의 기술 로열티 수입을 올렸다. 그는 "기술이전연구소에 3500명의 인력을 두고 대학 내 발명과 특허를 전문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며 "교수는 1주일에 최소 하루는 학생에게 기술이전 관련 컨설팅을 진행하며 기업과 학생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술 이전 계약도 회사 대 학교 차원이 아니라 회사 대 교수의 관계에서 자유롭게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발명가와 학교가 이익을 공유할 수 있는 법적 장치가 갖춰져 있는 것도 학생들의 기술 혁신 노력을 북돋고 있다고 덧붙였다.

쿠 소장은 학교당 발명 건수 400~450건을 유의미한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 임계질량(critical mass)이라고 봤다. 그는 "대학 내 기술 개발은 손익분기점에 도달하는 데 20여년이 걸린다"며 "한국 대학은 이제 막 걸음마를 떼는 단계인 만큼 특허 출원 수 등 단기적 성과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소람 기자 soram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