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리어답터 부모님 위한 '孝스마트폰' 알아보니…
서울에 사는 직장인 강모씨(여, 33)는 요즘 고민거리가 하나 생겼다. 며칠 전 부모님 댁에 들렀는데 자신이 쓰는 스마트폰을 보고 아버지가 유독 관심을 보인 것이다.

"그게 요즘 많이들 쓴다는 전화기냐? 지난번에 등산 모임 갔더니 다들 하나씩 가지고 있더라" 강씨는 "아버지가 말은 안했지만 내심 스마트폰을 써보고 싶어하시는구나" 생각했다.

그러나 어떤 스마트폰을 사드려야 할 지 강씨는 판단이 서질 않았다. 최신 유행하는 아이폰4, 갤럭시S2를 사드리자니 그렇게 많은 기능을 필요로 하실 것 같지도 않고 가격 부담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강씨처럼 부모님이 쓰시기에 적당한 스마트폰을 찾는 사람들을 위해 통신업계 관계자들과 일선 휴대폰 판매업자들이 추천하는 효도 스마트폰(이하 효도폰)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화면 4인치 이상돼야…갤럭시S, 베가X, 옵티머스블랙

이들에 따르면 효도폰의 가장 중요한 조건은 화면 크기다. 노안으로 시력이 나빠진 부모님들에게 크고 넓은 화면은 필수라는 것.

최소 4인치 이상은 돼야 50~60대 부모님들이 쓰기에 적당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통사 한 관계자는 "화면이 크면 자판 크기 또한 크기 때문에 문자를 보내거나 전화번호를 누르기가 편하다"고 설명했다.

이 조건을 충족하는 모델로는 삼성전자 갤럭시S, 갤럭시 호핀, 팬택 베가X, LG 옵티머스 블랙 등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모델의 경우 아직까지 가격 부담이 크다는 것. 2년 약정에 올인원4만5000, 5만5000원 요금제를 쓰면 기기값을 낮출 수 있지만 20~30대와 달리 부모님 세대는 이 정도 요금제를 쓰는 경우가 많지 않다.

강씨 역시 "부모님 휴대폰 요금 고지서를 보면 매달 2만원 선을 크게 넘지 않는다"면서 "올인원45, 55 요금제는 부담스러우실 것 같다"고 말했다.

얼리어답터 부모님 위한 '孝스마트폰' 알아보니…
X10 미니, 웨이브2 요금제 상관없이 2년약정 기기 무료

그렇다면 3만5000원 요금제를 쓰면서도 기기값은 내지않는 모델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휴대폰 판매점에 문의한 결과 현재 이 요금제에서 공짜로 제공되는 스마트폰은 삼성전자 갤럭시A, LG전자 옵티머스 원, SK텔레시스의 비폰 등이다.

시장에 나온 지 조금 된 제품들이지만 스마트폰을 경험해 보기에는 부족하지 않다고 관계자들은 추천했다.

이 제품들은 다만 화면 크기가 3인치 중반 정도로 고가 모델에 비해서는 작은 편이다.

매달 3만5000원 요금를 내는 것도 부담스럽다면 요금제와 상관없이 아예 기기값을 내지 않는 제품도 있다.
소니에릭슨의 엑스페리아 미니와 삼성전자 웨이브2, 갤럭시 지오 등이다.

서울의 한 판매점 관계자는 "이런 제품들도 처음에는 정가를 받고 판매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새 제품이 나오면서 재고로 쌓이게 되면 요금제와 상관없이 2년 약정만 걸고 그냥 써달라고 한다"면서 "갤럭시S급까지는 힘들겠지만 조만간 갤럭시A 또는 비슷한 급의 제품들도 이런 식으로 판매될 것 같다"고 말했다.

건강, 여행, 교통정보 등 생활 앱 지원도 체크 포인트

얼리어답터 부모님 위한 '孝스마트폰' 알아보니…
크기와 가격이라는 두 가지 기본 조건을 충족했다면 마지막으로 부모님들이 즐길만한 애플리케이션을 얼마나 많이 지원하는 단말인지도 체크해봐야 한다.

갤럭시S, A, 베가X, 엑스페리아 X10 미니 등에서는 건강에 관심이 많은 부모님들에게 유용할 '셀프 건강체크' '동아의학백과' '당뇨바로알기' 등을 이용할 수 있다.

5만6000여개의 여행정보를 제공해주는 '국내 여행 총정리'와 보험사별 가격을 비교해주는 '자동차 보험 비교' 등산 경로를 알려주는 'T맵 등산' 등도 같은 모델에서 다운받아 쓸 수 있다.

무료한 시간에 잠깐씩 즐길수 있는 '프로 바둑' '진짜 맞고' 등은 옵티머스 원, 갤럭시 지오 등에서 지원된다.

이밖에 날씨, 뉴스, 교통정보 등 생활 관련 앱은 대부분의 스마트폰에서 이용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스마트폰을 처음 경험하는 부모님들에게는 크기나 가격 등도 중요하지만 제품이 가진 기능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자녀들이 곁에서 많이 도와주는 게 더욱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