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자원 시장에서 최대 관심사는 북극이다. 아직 개발되지 않은 자원 가운데 30%가 북쪽의 동토에 몰려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북극에 인접한 미국,러시아,캐나다,핀란드,덴마크,노르웨이 등은 저마다 조금이라도 자기몫을 늘리려고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중국과 일본은 옵서버(참관인) 자격으로 참여를 서두르고 있다. 비용을 지불하고서라도 일단 숟가락을 얹어 놔야 나중에 과실을 따먹을 수 있을 것이란 계산에서다.

그렇다면 국내 사정은 어떨까. 아직 걸음마 단계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관계자는 "먼 미래의 일이라서 그런지 국민적인 관심사가 거의 없다"며 "중 · 일과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북극 개발에 대한 로드맵을 그려놔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계 각국은 바다의 중요성을 주목하고 있다. 유럽은 인구의 약 40%가 해안에 거주하며,해양 경제가 약 4500억유로(714조원)에 이를 정도다. 중국도 지난해 해양생산총액이 국내총생산(GDP)의 10%인 3조8000억위안(629조6220억원)이다. 중국해양국 산하 해양발전전략연구소(CIMA)는 중국의 해양산업 성장잠재력이 최대 4조9000억 달러(5321조원)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바다를 개발함으로써 영토 확장과 자원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남극의 자원 전쟁이 대표적인 사례다. '주인 없는 땅' 남극의 면적은 1400만㎢다. 미국과 멕시코를 합친 거대한 크기로 여기에 살고 있는 사람은 고작 1000여명에 불과하다.

이 조용한 대륙에서 막대한 지하자원을 놓고 치열한 영토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남극 해저에는 인류가 100년 정도 사용할 수 있는 원유와 천연가스 자원이 묻혀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북극은 더 드라마틱하다. 지구 온난화로 얼음이 녹아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풍부한 자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명태 등이 북상하면서 수산 자원의 보고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우리 정부가 명태 수확 쿼터를 받기 위해 러시아 정부에 로비를 벌여야 하는 게 요즘의 현실이다.

해양 산업의 중요성은 미래학자인 앨빈 토플러도 예견했다. 그는 수산양식 등 해양 산업이 정보화시대 4대 주력 산업의 하나가 될 것으로 봤다. 피터 드러커는 21세기에 인터넷보다 수산양식에 투자하는 것이 더 유망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바다산업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성장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종(種)의 다양성이다. 다행히 우리나라의 바다면적 당 수산생물 종 다양성은 세계 1위로 수산생명산업 발전에 유리한 요건을 갖추고 있다.

박광서 KMI 부연구위원은 "세계가 바다의 중요성에 주목해 심해,대양,극지 등으로 해양 이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바다에 미래가 달려 있다는 인식을 갖고 북극해 등 해양 영토 진출을 위한 노력을 더욱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