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대전 전주 등 영업정지 중인 7개 상호저축은행의 패키지 매각에 금융지주사 증권사 등 6곳이 마감일인 30일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이 가운데 대신증권이 두 곳에 의향서를 내 LOI 개수는 7개가 됐다. 하지만 '중앙부산+부산2+도민'저축은행을 제외한 '전주+부산'과 '대전+보해'저축은행 매각은 유찰됐다. 이 때문에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저축은행 구조조정이 상당 기간 지연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어디가 참여했나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7개 저축은행 매각에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한국금융 등 지주사 4곳과 대신 키움 등 증권사 2곳이 LOI를 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26일 7개 저축은행 매각 설명회에 참석했던 우리금융과 보험사,지방은행,일부 증권사들은 LOI 제출계획을 거뒀다. 우리금융 고위관계자는 "우리금융저축은행(옛 삼화저축은행) 경영을 정상화시키고 난 후 하반기 매물로 나올 우량 저축은행 인수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축은행 인수를 검토 중인 한화그룹도 이번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전북은행 관계자도 "최근 우리캐피탈 인수로 인해 자금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예보는 지난 2월 영업정지된 7개 저축은행을 △중앙부산+부산2+도민 △전주+부산 △대전+보해 등 3개 그룹으로 나눠 패키지로 매각키로 했다. 이날 LOI를 낸 6곳은 내달 실사에 들어간다. 본입찰은 내달 중순에서 7월 초쯤 이뤄지고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거쳐 오는 8월 중순쯤 매각을 완료시킨다는 것이 예보의 계획이다.

◆패키지 3곳중 2곳은 유찰

그러나 이날 LOI 마감 결과 '중앙부산+부산2+도민'을 제외한 '전주+부산'과 '대전+보해'패키지의 매각은 무산됐다. 의향서를 낸 6곳이 모두 '중앙부산+부산2+도민'에만 몰렸기 때문이다. 대신증권은 '전주+부산' 패키지에도 의향서를 냈지만 단독 의향서 제출이어서 '전주+부산'패키지는 자동 유찰됐다. 국가계약법상 '유효경쟁'이 성립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전+보해' 패키지에는 한 곳도 인수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금융계에선 6곳이 LOI를 제출한 '중앙부산+부산2+도민' 패키지는 매각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고 있다. 유찰된 2개 패키지는 '중앙부산+부산2+도민' 패키지의 우선협상대상자가 6월 중 선정된 이후 차순위 협상자가 생기면 다시 진행될 전망이다. 예보는 당분간 '중앙부산+부산2+도민' 패키지의 입찰만 진행할 예정이다.

나머지 2개 패키지의 경우 향후에 다시 매각이 추진된다 하더라도 제대로 진행될지는 미지수라는 평가가 많다. 금융지주사 한 관계자는 "하반기 저축은행 2차 구조조정과정에서 나올 우량 저축은행 매물이 많을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굳이 지금 인수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금융계는 저축은행 비리에 대한 검찰 수사가 정 · 관계로 확대되고 있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 이번에 저축은행을 샀다가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평판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차원에서다.

안대규/김일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