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작곡가 가운데 바흐를 선택한 게 아닙니다. 바흐는 제 삶의 자연스러운 결과죠."

일본의 고음악 원전연주(작곡가 생존 당시의 악보와 악기로 연주하는 것) 거장 마사아키 스즈키(57 · 사진)가 오는 6월5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바흐 합창음악의 결정체'로 불리는 'b단조 미사 BWV232' 전곡을 연주한다.

이 곡은 연주 시간만 2시간에 이르는 대규모 합창곡.바로크 시대 음악 중 단일 작품으로는 가장 난이도가 높고 '마태수난곡'과 더불어 음악사적으로 중요한 종교음악으로 꼽힌다.

바흐 콜레기움 재팬(BCJ)의 기악 연주자 9명이 한국 고음악 단체인 바흐 솔리스텐 서울(음악감독 박승희)과 함께 무대에 선다. 바흐 당대의 방식으로 성악 솔리스트(콘체르티스트)들이 합창(리피에니스트)을 병행해 더욱 눈길을 끈다.

마사아키 스즈키는 1995년부터 스웨덴 BIS레이블을 통해 바흐의 방대한 칸타타 전곡을 녹음하고 있다. 지금까지 48집을 완성한 그는 "바흐의 심장박동을 그대로 느끼는 지휘자"(영국 '인터내셔널 레코드 리뷰')라는 찬사를 들으며 독일 음반비평가상,프랑스 황금디아파종상,영국 BBC뮤직 어워드 등을 수상하며 전 유럽을 감동시키고 있다.

일본 고베에서 태어난 그는 12세부터 매주 일요일 교회 오르간을 연주하며 바흐 음악에 대한 사랑을 키웠다. 도쿄예술대에서 작곡과 오르간을 공부했고 구스타프 레온하르트를 사사한 스승의 도움으로 암스테르담 스벨링크음악원으로 건너가 톤 코프만과 피에트 케 밑에서 하프시코드와 오르간을 배웠다. 1981~1983년 독일 뒤스부르크 국립음대에서 하프시코드 강사로 활동하고 일본으로 돌아와 본격적으로 시대악기 연주회를 열기 시작했다.

도쿄예술대에 고음악 과정을 창설해 이끌고 있으며,예일대의 음악대학과 종교음악연구소에서 합창지휘 객원교수 및 예일 스콜라칸토룸 음악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관람료는 2만~8만원.(02)2005-0114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