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인터뷰] "남편은 사진작가…36년째 내 작품 첫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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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국제문학포럼 참가차 방한
아나 마리아 슈아는 사진작가인 남편과 함께 방한했다. "남편은 주로 광고사진과 정치인 등 유명인의 인물사진을 찍어요. 둘이 40년 전 일본에 한 번 갔다 온 걸 빼고는 극동아시아를 방문한 적이 없습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남편이 아이 돌보고 저 혼자 여행을 다녔죠.최근에는 여행을 함께 다녀 참 좋아요. 딸이 셋인데 둘째딸이 동양 무술을 배우면서 관련 글도 기고하고 방송도 하며 아시아와 인연을 맺고 있긴 하군요. "
남편이 사진을 찍으니 부부가 공동으로 책을 내도 될 듯하다. 잔잔한 미소를 짓고 있던 남편이 옆에서 한마디한다. "아니요. 저는 책을 읽을 줄 모르는 사람입니다. 저자의 사진을 찍은 적은 있죠.아내가 돈을 안 내고 무료로 하려 하니까 같이 일할 수 없어요. 저는 프로니까요. "
그러자 참았던 웃음을 터뜨리며 "오,그는 저의 첫번째 독자예요. 모든 책을 읽어주죠.36년 동안 에디터로 잘 교육받았어요"라고 화답한다.
그의 부모는 무슨 일을 할까. "어머니는 정신과 의사예요. 아르헨티나에서는 '모든 아르헨티나 사람들이 정신과와 관련된 일을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만큼 관련 업종에 종사하는 분이 많아요. 영화 보면 정신과 의사가 많이 나오잖아요. 아버지는 농업 엔지니어였죠.농업에 사용되는 기계나 케이블 만드는 사업을 했습니다. 저는 그 중 아무것도 핏줄을 타고 난 게 없어요. "
유대인인 그는 태생부터 다문화적이었다고 했다. 그의 할아버지 무사 슈아는 레바논 태생이다. 할머니 아나는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났지만 할머니의 부모는 지브롤터 출신이다. 이들은 사실상 스페인 사람이지만 법적인 국적은 영국이다. 그러나 그들 스스로는 모로코 사람이라 생각한다.
"외조부모는 폴란드에서 태어났어요. 우리 유대인은 항상 다문화적이었죠.물론 세계가 점점 작아지고 문학도 점점 더 다문화적으로 변모하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 말에는 새로운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요. 다문화주의가 문학에 접근하는 정치적 방법이 되어가고 있거든요. 정치적 잣대는 새로운 형태의 검열이 될 수 있어요. 픽션 작가들이 독자들에게 다문화적인 관점을 일깨워주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도 위험한 생각입니다. 문학은 늘 정형화되지 않은 새로운 것을 찾아 변신해야 하기 때문이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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