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Tech-글로벌시장 전망] "작년 미술경매에 10조원 '뭉칫돈'…조만간 큰 場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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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나단 스톤 크리스티 국제 아시아 미술부 회장
IT 정보접 근력 우수한 한국 미술시장 성장할 것
IT 정보접 근력 우수한 한국 미술시장 성장할 것
작년 가을 이후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면서 세계 미술 시장의 전체적인 흐름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지난해 세계 미술경매 시장의 총 거래액은 93억6000만달러(10조원)로 호황을 누리던 2007년의 93억9000만달러 규모의 거래액에 육박했다. 미술품 가격지수인 메이모제스(Mei Moses)지수도 지난해 초부터 10월 중순까지 상승 무드를 타고 있다. 작년 미술품 경매에서 거래된 현대 미술품의 평균 수익률은 31.7%로 치솟았다.
조나단 스톤 크리스티 국제 아시아 미술부 회장(50 · 사진)은 "신규 고객 증가세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미술품 경매 시장은 당분간 추가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며 "크리스티는 향후 5년간 미술품 물류 및 온라인 시장 확대와 중국 신규 고객 유치에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8~29일 홍콩에서 아시아 현대미술품 경매를 지휘한 그를 만나 국제 미술시장의 최근 경향과 향후 전망을 들어봤다.
▼하반기 이후 세계 미술시장을 어떻게 보나.
"중국을 비롯해 미국과 유럽 등 국제 미술 시장은 하반기에 본격적인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크리스티 뉴욕 경매의 경우 평균 90%의 낙찰률을 보이면서 5억5700만달러어치 판매됐다. 작년 같은 시기와 비교해서 12% 정도 증가한 것이다. 특히 전후 동시대 미술 경매 부문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
▼글로벌 미술시장의 트렌드는 무엇인가.
"아시아 미술(전통 · 현대 · 동시대 미술 · 도자기 포함)과 20세기 장식 미술,사진,고미술,와인,시계 및 보석,인테리어 경매 부문 판매량이 늘고 있다. 아시아인들의 경매 참여가 늘고,미술품 구입량도 증가하고 있는 것도 최근 아시아미술 시장의 큰 변화로 분석된다.
예를 들면 중국 컬렉터들의 미술품 구입은 2000년 6300만파운드에서 2010년 총 4억78000만파운드로 10년 사이 8배 이상 늘었다. 중국 컬렉터들이 뉴욕,런던,제네바,파리 등 세계 경매장에서 작품을 대거 구입하고 있다. 중국 본토 고객들은 크리스티 총 판매액의 20% 정도를 차지하면서 현재 세 번째로 큰 고객층을 형성하고 있다. "
▼미술품이 좋은 투자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는 요즘 투자할 만한 작가들을 추천해달라.
"미술품은 좋은 투자수단이다. 희귀하고 높은 퀄러티의 작품은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소유하기 위해 경쟁한다. 좋은 작품은 경매 때마다 기존 가격을 갱신하는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시간이 흐를수록 가치가 오른다. 요즘 투자할 만한 현대 작가로는 마크 로스코,루시앙 프로이드,프란시스 베이컨,앤디 워홀,데미안 허스트 등이 대표적이다. 아시아 작가로는 쩡판즈,리우 예,장샤오강,나라 요시모도,무라카미 다카시,백남준,이우환,수보드 굽타,지티시 칼라 등이 좋은 투자 대상이다. 좀 더 클래식한 작가로는 지속적으로 수요층이 끊이지 않는 모네,마네,피카소,드가를 비롯 장대천,치바이스,쉬베이홍,푸바오스 등을 꼽을 수 있다. "
▼한국 미술 시장은 어떤 점에서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나.
"한국은 여전히 경제적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나라다. 미술 시장도 경제 규모에 맞춰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컬렉터들은 1970년대부터 시장에 참여하기 시작한 것으로 안다. 인상주의와 현대미술 부문에 관심을 보인 점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첨단기술 강국'이라는 이점을 활용하면 미술 시장과 관련된 정보 접근력이 매우 용이하다고 생각한다. 서울에는 멋지고 훌륭한 화랑들도 많아 시장 잠재력이 아시아 어느 국가보다 높은 편이다. "
▼크리스티는 한 해 450개 경매를 진행하고 있다. 가장 뜨거운 지역은 어디인가.
"미술 시장이 글로벌화되면서 경매장마다 고유의 강점을 갖고 있다. 뉴욕,런던,홍콩을 3대 축으로 시장의 흐름을 파악하고 있다.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홍콩 시장은 이달에 크리스티 경매 외에도,홍콩 아트페어,여러 경매회사의 다양한 프리뷰 및 경매 스케줄들이 즐비하다. 따라서 홍콩이야말로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경매 분야별로는 아시아 미술,특히 아시아 동시대 미술 분야가 글로벌 컬렉터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예를 들면 전체 경매 총 판매액에서 아시아 미술이 차지하는 총액이 2009년 14%에서 2010년 20%로 늘었고,올해 봄 시즌에도 뉴욕과 런던에서 열렸던 아시아 미술 주간 경매에서 모두 최고 판매액을 기록했다. "
▼크리스티는 다른 사업 진출도 활발한데….
"크리스티에서 진행하는 사업은 다양하지만 모두 미술 및 예술 사업과 연관돼 있다. 이는 다채로운 관심사를 지닌 우리 고객들에게 보다 수준 높고 훌륭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 크리스티의 고급 부동산 사업은 그 사업명칭을 최근 크리스티 국제부동산으로 바꿨다. 아트 비즈니스와 부동산 비즈니스의 밀접한 상호 연관성 및 국제적인 인지도의 확대를 강조한 것이다. 크리스티는 또 작년 뉴욕과 싱가포르 자유무역항에 미술품 물류센터를 설립했다. 이는 1984년에 창립된 런던의 물류센터와 함께 수준 높은 보안,관리 및 다양한 전문적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
▼한국 미술가들 중 누가 가장 눈에 띄나.
"백남준은 국제적인 시장에 뿌리를 내렸고,추상화가 이우환 서도호 김창열 김동유 강형구 홍경택 최소영 씨 등이 미국 유럽 홍콩 등 해외 시장에서 어느 정도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생각한다. "
▼글로벌 작가로 성장하고 싶어하는 한국 작가를 위해 조언을 해준다면….
"미술 애호가들은 미술품을 건전한 대안적 투자수단으로 생각하고 있다. 작가들은 스스로에게 진실하며 보편적인 아름다움을 창조하는데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