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한국 대중음악)은 세계적으로 10억달러(1조1000억원) 규모의 거대한 산업이 됐습니다. 비아콤의 아시아 콘텐츠 전략에서 한국은 이미 핵심적인 국가죠.5인조 남자 아이돌그룹 샤이니가 다음달 일본에서 열리는 최대 음악축제 MTV VMAJ(비디오 뮤직 에이드 재팬)에서 레이디 가가와 한무대에 서게 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서울 광장동 쉐라톤워커힐호텔에서 25일 만난 비아콤인터내셔널 미디어네트웍스의 로버트 바키시 대표(사진)는 유럽,남미 등 전 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는 K팝을 예로 들며 "한국 콘텐츠의 위상과 잠재력은 정말 대단하다"고 말했다. 뉴욕 본사에 근무하는 그는 이날 제8회 서울디지털포럼에 연사로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비아콤인터내셔널 미디어네트웍스는 세계 3대 미디어그룹 비아콤 계열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기업이다. 160여개국에서 170개 채널과 550여개 디지털 미디어 사업을 벌이며 6억가구를 상대로 방영하고 있다. 이 회사가 운영하는 MTV는 1981년 뮤직비디오 전문 채널로 개국한 이래 가장 큰 TV네트워크로 성장했다. 애니메이션 전문채널 니켈로데온,독일 · 영국에서 방영되는 음악 전문채널 비바 등은 특정 장르 전문 채널로 입지를 굳혔다. 올 2분기에만 33억달러의 매출을 기록,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성장했다.

"비아콤은 '글로컬 전략'을 펴면서 콘텐츠 소비자에 대한 철저한 분석부터 시작합니다. 강력한 브랜드 이미지를 전달하면서 최고 품질의 콘텐츠를 만들어 성공적인 결과를 내고 있죠.한국에만 7개의 제작 스튜디오를 갖추고 있습니다. 인기 애니메이션 '스폰지 밥'도 이곳에서 제작했고,장편 애니메이션 영화 '쿵푸팬더 스핀오프' 프로그램 제작에 큰 역할을 했습니다.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활용한 캐릭터 상품 판매로도 큰 수익을 내고 있고요. "

바키시 대표는 지난 2월 임명됐다. 그는 1997년부터 비아콤의 운영 · 기획 부문 책임 부사장,MTV네트웍스 광고영업 부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 등을 지내며 신규 사업 발굴과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을 총괄해 왔다.

"스마트 미디어는 엄청난 무기입니다. 현재까지 휴대폰 판매량 47억대, 이 중 1/3이 스마트폰 사용자로 보여지며, 2015년까지 10억대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비아콤도 '스폰지 밥 앱' 등을 만들어 세계적으로 1억8000만명의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뚜렷한 정체성과 콘텐츠로 승부하면 매체 형태가 변해도 두려워 할 게 없죠."

바키시 대표는 또 "한국에는 올해 새로운 종합편성 채널이 4개가 더 생기는데 이들 역시 명확한 브랜드 전략과 잘 만든 콘텐츠 없이는 성공을 보장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