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체제(OS)나 웹브라우저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인터넷뱅킹을 이용할 수는 없을까.

국내에서 이런 생각을 처음으로 구체화한 곳은 우리은행이다. 우리은행은 작년 7월 '우리오픈뱅킹'이란 신개념 서비스를 시작했다. 종전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와 인터넷 익스플로러에서만 가능했던 e금융 업무를 다른 OS와 브라우저에서도 똑같이 볼 수 있게 한 것이다. 매킨토시와 리눅스 파이어폭스 크롬 사파리 오페라 등 특별히 OS와 브라우저를 가리지 않는다. 금융권 최초의 멀티뱅킹 서비스는 9개월여 만에 15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종전 윈도 이용자 중 일부러 우리오픈뱅킹을 찾는 사람도 적지 않다는 게 우리은행 측 설명이다. 오픈뱅킹 서비스가 더 빠르고 간편해서다. 우리오픈뱅킹은 기껏해야 1%를 조금 웃도는 비(非)윈도 사용자들에게도 전자금융 시장을 열어줬다는 의미를 갖는다. 다른 시중은행이 잇따라 비슷한 서비스에 나서도록 만든 계기가 되기도 했다.

우리오픈뱅킹은 플래시와 이미지 사용을 최소화하고 문자 중심으로 만들어 이용 속도를 대폭 끌어올린 게 특징이다. 인터넷 접속망이 열악한 해외는 물론 사양이 낮은 컴퓨터에서도 손쉽게 접속할 수 있다. 다만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OTP 발생기(일회용 비밀번호 생성기) 사용을 의무화하는 한편 글로벌 인증 서비스(EV-SSL)를 도입해 피싱(금융정보 유출)을 원천봉쇄했다.

이영태 U뱅킹사업단 상무는 "소수이지만 윈도를 선호하지 않는 소비층이 있다는 점에 착안해 오픈뱅킹을 만들었다"며 "요즘은 당연시되는 이런 e금융 서비스를 처음 도입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모바일뱅킹 분야에서도 다른 은행을 선도하고 있다. 개인과 기업,금융 포털 등 소비자별로 차별화한 '우리스마트뱅킹 원터치 서비스'를 통해서다. 이 서비스는 스마트폰으로 '우리스마트 정기예금'과 각종 펀드,주택청약종합저축,예 · 적금 담보대출,퇴직연금 등을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자신의 예금을 조회 · 이체할 수도 있다. 원터치기업 서비스를 활용하면 전자어음과 금융거래 승인 · 결제 등 차별화한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