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금융위기 이후 미국 금융회사들에 압류됐던 주택들이 다시 시장에 나오면서 부동산 시장을 침체시키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3일 보도했다.압류주택들이 시장에 쏟아지며 기존 주택들이 팔리지 않는 악순환이 계속되기 때문이다.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리얼티트랙에 따르면 미국 전역의 압류주택 수는 현재 87만2000채로 2007년에 비해 두배 수준에 육박했다.

압류주택 재고가 쌓이면 주택가격이 더욱 하락하게 되고 이런 분위기는 주택거래에도 악영향을 미쳐 다시 집을 팔지 못해 금융회사에 압류되는 주택이 늘어나게 된다.지금은 봄 성수기로 주택판매가 한창이어야 할 때인데 최근 수개월간 미국 부동산 가격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런 상황은 금융시스템에도 부담을 준다”며 “주택가격은 하락세이며 앞으로도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금융회사들이 압류한 주택 재고를 모두 처분하는데는 대략 3년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이 때문에 올해 미국 주택 가격은 5% 가량 하락하고 내년이 되어야 서서히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주택가격 침체가 심한 지역은 이보다 사정이 훨씬 나쁘며 이에 따라 경기회복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최근 수주간 주택판매가 일부 증가하긴 했지만 금융회사들이 압류하는 주택수는 훨씬 많다.

애틀랜타 지역의 경우 부실주택 한 채를 처리할 때마다 새 압류주택 8채가 발생하며 미니애폴리스의 경우 한 채 판매하면 6채가 새로 압류된다.한때 활황세를 보였던 시카고와 마이애미 역시 이 비율이 2대 1 가량 된다.주택시장 침체 이전에는 이 비율이 1대 1 수준이었다.

부동산조사회사 트렙은 금융기관들이 이 압류주택을 대거 할인처분해야 하기 때문에 향후 2년간 약 400억달러의 손실을 볼 것으로 분석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