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개 명품시계 전시…SIHH·바젤 박람회 '축소판'
신작 자유롭게 감상할 수 있게 모터쇼 컨셉트로
현대백화점이 무역센터점 10층 에머랄드홀에서 오는 29일까지 여는 '럭셔리 워치 페어' 첫날인 24일 스위스 시계브랜드 율리스나르덴 부스에서 담당 직원은 이렇게 설명했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행사장을 찾은 직장인 김성철 씨(43)는 시계판에 말을 탄 장수와 병사들이 싸우는 모습이 조각된 시계 판매가격이 10억2500만원이란 얘기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출품작 중 최고가인 '율리스나르덴 칭기즈칸 호이트 미닛리미터'였다. 투르비옹(중력 오차를 줄이는 특수장치)이 장착됐고,미닛리미터가 소리를 낼 때 작동하는 '오토마톤' 기능을 갖췄다.
예거르쿨트르가 올해 대표 라인인 '리베르소' 출시 80주년을 기념해 한정판으로 내놓은 '그랑 리베르소 울트라신 트리뷰트 1931'(2000만원대)도 주목받았다. 폴로 경기를 할 때 시계판을 보호하기 위해 시계 케이스가 180도 회전할 수 있도록 만든 이 제품은 복잡한 기능을 다 없애고 1931년 첫 모델을 그대로 복원했다. 시침을 단검 모양으로 만든 게 인상적이다. 올해만 500개 한정으로 만든다.
바쉐론콘스탄틴은 베스트셀러인 '케드릴' 라인에 달의 모양을 보여주는 '문페이스'와 30일 · 31일을 자동으로 맞추는 '애뉴얼 캘린더' 기능을 더한 '메트로그레이트 애뉴얼 캘린더'(7910만원)를 올해 신작으로 내놨다.
'럭셔리 워치 페어'는 매년 열리는 세계 양대 시계박람회인 '스위스 고급시계 박람회(SIHH)'와 '바젤월드'에 출품하는 최신작들을 감상할 수 있는 자리다. 이 행사에는 바쉐론콘스탄틴,예거르쿨트르,피아제,까르띠에,IWC,로저드뷔(이상 SIHH)와 브레게,율리스나르덴,오메가,크로노스위스,블랑팡(이상 바젤월드) 등 모두 11개 브랜드가 부스를 만들어 참가했다. 양대 박람회에서 초특급 대우를 받는 '위버 럭셔리'(초고가 명품)급 브랜드들로 올해 신작들을 들고 나왔다. 류제철 무역센터점 시계담당 과장은 "SIHH와 바젤월드의 '하이라이트'만 모아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전시된 제품 수는 400여점으로,전시 작품의 가격을 모두 더하면 450억여원에 이른다. 평균 가격이 1억원을 넘는 셈이다. 류 과장은 "소비자들이 가격에 위축되지 않고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모터쇼 컨셉트를 도입했다"며 "브랜드들의 협조를 얻어 관람객들이 자유롭게 사진도 찍을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