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6월 말까지 신임 총재 선출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주요 유럽 국가들이 크리스틴 라가르드 프랑스 재무장관(사진)을 후보로 잇따라 지지하고 나선 가운데 신흥국 후보로 거론되던 케말 데르비스 전 터키 재무장관은 출마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IMF 집행이사회는 지난 20일 회의 후 성명을 내고 "차기 총재 후보 추천을 23일부터 내달 10일까지 받기로 결정했다"며 "신임 총재는 내달 30일까지 집행이사진 24명의 만장일치를 통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 스웨덴 등이 공개적으로 라가르드 장관 지지 의사를 밝힌 데 이어 독일과 영국 정부도 가세했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21일 한 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만일 라가르드 장관이 IMF 총재직에 도전하기로 마음먹는다면 유럽은 IMF 총재직을 다시 확보하는 데 가장 큰 가능성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독일 dpa통신이 보도했다.

조지 오즈번 영국 재무장관도 성명을 내고 "라가르드 장관은 그 자리에 가장 훌륭한 사람"이라며 "IMF 역사상 첫 여성 수장이 등장하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두 만테가 브라질 재무장관까지 상파울루 일간지와의 회견에서 "브라질은 새 IMF 총재에 선진국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고 말해 유럽 국가들이 꺼내든 '라가르드 카드'가 굳히기에 들어간 양상이다.

반면 신흥국 출신의 유력한 후보로 물망에 올랐던 데르비스 전 장관은 20일 성명서를 통해 "IMF 총재 후보로 내 이름이 거론되고 있지만 후보로 나서지 않겠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데르비스 전 장관이 출마를 고민했지만 터키 정부가 당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뛰지 않을 것으로 보고 뜻을 접었다"고 전했다.

한편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전 총재는 현금 100만달러와 채권 500만달러를 지급하고 20일 보석으로 풀려났다. 그는 뉴욕 맨해튼의 한 주택에서 전자발찌를 찬 채 무장 경비원과 비디오 장치의 감시를 받게 된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