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석유를 비롯한 순수 화학업체들은 이미 업황이 정점을 찍었다. " "속도 조절일 뿐 하반기에도 업황 호조는 지속된다. "

하반기 석유화학업황 전망을 둘러싸고 국내외 애널리스트들 간의 힘겨루기가 한판 벌어졌다. 일본계 다이와증권이 20일 "이제는 갈아탈 때"라며 석유화학업종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부정적'으로 낮춘 것이 계기가 됐다.

다니엘 리 다이와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석유화학제품의 스프레드(마진)는 이미 1분기 정점을 지났고 하반기로 갈수록 더 떨어질 전망"이라며 "연초 이후 나타난 순수 화학업체들의 주가랠리는 과도하다"고 주장했다. 2분기 생산설비의 유지 · 보수가 늘면서 줄었던 공급량이 하반기엔 다시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고,올해와 내년에 걸쳐 이루어지는 신규 설비 증설이 업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지적이다. 리 연구원은 "호남석유 한화케미칼의 주가 역시 고평가돼 있다"며 호남석유의 투자 의견을 '보유'에서 '매도'로 두 단계 하향 조정했다. 한화케미칼은 '시장 하회'로 한 단계 내렸다.

다이와의 부정적 평가에 더해 외국계 창구로 매물이 쏟아지면서 호남석유와 한화케미칼은 장중 한때 7% 이상 급락했다. 하지만 오후 들어 기관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호남석유는 1.81% 내린 40만7500원에,한화케미칼은 1.25% 하락한 4만7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박재철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일부 합성섬유 관련 원재료 수요가 일시적으로 줄긴 했지만 부타디엔 등 다른 제품들은 강세여서 전체적인 이익 증가세는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안상희 대신증권 팀장은 "2분기 말 재고 조정이 마무리되면 3분기 이후 화학업체들의 실적 개선폭이 커질 전망"이라며 "조정을 받고 있는 지금이 매수 적기"라고 진단했다.

다이와증권은 2009년 화학업종 분석을 시작하면서 "설비 증설에 따른 공급 부담이 우려된다"며 '부정적' 의견을 제시한 뒤 줄곧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해 왔다. 화학업종지수는 2009년 말 대비 98.07% 급등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