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크' 최경주(41·SK텔레콤)가 '욕심이 없는 골프'를 후배들에게 강조했다.

최경주는 20일 제주도 핀크스 골프장에서 열린 SK텔레콤오픈 2라운드를 마치고 나서 "욕심을 버리는 자만이 승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욕심을 버리는 방법으로는 '암흑의 세계'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연습의 강도를 높이다 보면 내가 하고 싶은 이상의 암흑의 세계라는 것이 보인다.

피땀을 흘리고 스스로 뼈를 깎는 연습을 해야 암흑의 세계로 가서 욕심을 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암흑의 세계'에 대한 설명이 모호하지만, 최경주 자신도 "이해하지 못하겠지만..."이라고 덧붙였다.

엄청난 훈련을 통해 멍해지는 순간까지 맛봐야 실전에서 욕심 없이 안정된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뜻으로 보였다.

최경주는 "욕심을 버리기 전에는 드라이버를 잡지 않으려고 해도 잡게 되고 드라이버를 잡으면 될 것 같지만 실제로는 안 된다"고 단언하며 "욕심을 버리는 자만이 승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16일 끝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의 예를 들기도 했다.

그는 "2번과 18번 홀에서 한 번도 드라이버를 잡은 적이 없다.

왼쪽에 나무, 오른쪽에 해저드가 있었던 2번 홀에서 드라이버를 잡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한 번도 드라이버를 잡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경주는 "결국 그 두 홀에서 참은 결과 버디를 많이 잡았다"며 "우리 후배들도 완전히 최고점까지 갈 수 있는 연습량을 통해 암흑의 세계에서 자기만의 독특한 컬러를 만들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이만하면 된다.

이 정도면 되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이 있으면 절대 안 된다"고도 말했다.

1,2라운드를 함께 치른 배상문(25·우리투자증권), 김비오(21·넥슨)에 대한 '맞춤형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배상문, 김비오가 하도 멀리 치니까 나도 모르게 쫓아간다고 힘을 좀 쓴 것 같다"는 최경주는 "후배들 기량이 전혀 떨어지지 않는다"고 칭찬했다.

이날 최경주는 2타를 잃었지만 배상문은 5타, 김비오는 6타씩 줄이며 상위권 순위 경쟁에 뛰어들었다.

최경주는 "배상문에게는 평정심을 잃지 않는 선수가 되라고 말해줬다.

잘 될 때와 안 될 때의 차이가 크면 안 된다"며 "실수를 자꾸 해 버릇 해야 위기관리 능력이 생기는 것이다.

그런 부분에서 많이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김비오에게는 "장타가 있고 쇼트 게임도 뛰어나다.

다만 공을 컨트롤하는 것에 기복이 있고 코스 매니지먼트도 미숙한 점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또 "김비오는 욕심내지 않고 할 때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점도 지적해줬다.

영어는 나보다 잘해 내가 부럽다"고 덧붙였다.

김비오는 최경주의 '원포인트 레슨'에 하루 만에 효과를 봤는지 전날 2오버파로 부진했다가 이날 6타를 줄이며 상위권으로 도약했다.

김비오는 "1라운드 8번 홀에서 욕심을 내느라 드라이버를 잡았다가 파에 그쳤지만 오늘은 2번 아이언을 잡고 버디를 낚았다"며 기뻐했다.

(서귀포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email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