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존의 증시 데뷔가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 속에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첫 날 주가는 공모가보다 높게 형성됐고, 거래 규모는 폭발적으로 많다. 향후 주가 전망도 밝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시가총액도 1조1000억원 수준을 보이고 있다. 코스닥시장에서 상장 당일 시가총액이 1조원을 넘은 것은 11년만이며 역대 5번째다.

◆거래량 '폭발'…전체 공모주 절반 규모

20일 골프존은 시초가 9만4400원을 형성한 뒤 오전 10시6분 현재 시초가 대비 6200원(6.57%) 내린 8만8200원을 거래되고 있다.

공모가가 8만5000원인 것을 감안하면 IPO(기업공개) 공모주에 투자해 단기 수익을 노린 투자자는 장 초반 대부분 물량을 쏟아낸 것으로 보인다. 이미 거래량이 전체 공모 주식수(200만주)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100만주 가량에 달해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공모주 투자자가 시초가에 지분을 정리했다면 약 11%의 수익을 낼 수 있었다.

골프존의 증시 입성이 비교적 성공적일수 있었던 것은 두 차례 공모가 연기되면서 스스로 몸을 낮췄기 때문이다. 스크린 골프라는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사업에 적용할 적정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논란이 일자 골프존은 당초 10만원 내외였던 공모 희망가를 6만~7만원대 수준까지 낮췄다.

'몸값'을 낮추면 공모를 통해 회사에 들어오는 자금은 줄지만, 그만큼 투자자들의 기대 수익률이 높아져 흥행으로 이어진다. 결론적으로 골프존은 몸을 낮춘 덕분에 오히려 희망가보다 높게 공모가를 정할수 있었고, 투자자들은 수익을 맛볼 수 있었다. 회사와 투자자 모두가 '윈윈' 한 셈이다.

최대주주인 김원일, 그의 아버지인 김영찬 공동대표의 지분가치도 6000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김원일 대표가 547만3710주(44.56%), 김영찬 대표가 197만6838주(16.09%)를 보유해 이날 주가로 환산하면 이들 부자의 평가액은 6728억원에 달한다.

◆향후 성장은 네트워크 매출과 해외시장 진출이 좌우

상장 이후에도 골프존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매우 클 전망이다. 첫날부터 시가총액이 1조원을 상회하면서 1000개가 넘는 코스닥 기업 중 10위 이내에 이미 들었다. 코스닥의 '대어'가 된 골프존은 이미 코스닥에 투자자하는 기관의 주요 타깃이다.

향후 골프존의 주가는 성장성에 달려 있다. 이전과 같이 폭발적 성장세를 앞으로도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골프존이 시장을 장악한 스크린 골프가 포화 상태여서 어떤 식으로 수익을 낼 수 있을지 회사가 입증해야 한다.

증시 전문가들의 전망은 낙관적이다. 이전에는 골프시뮬레이터(GS)라는 하드웨어를 팔아 높은 성장세를 이어왔다면 앞으로는 해외진출과 기존 매장을 활용한 소프트웨어 판매 확대로 고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분석이다.

한승호 신영증권 연구원은 "기존에 보급된 GS가 단말기 역할을 하고 네트워크 사용료를 챙기는 방식으로 골프존이 2차 성장의 기회를 잡을 것"이라며 "올 1분기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20% 이상 증가한 것도 네트워크 서비스 수익이 급증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스크린 골프를 즐길수 있는 골프방에 보급된 주력 모델이 기존의 N형에서 R형으로 많이 교체됐는데, 이 R형 이용자는 골프 코스를 이용할 때마다 라운딩당 2000원의 사용료를 골프존에 지급해야 한다.

김연우 한양증권 연구원도 "게임 운영에 필요한 네트워크 사용료 수입이 늘어나면서 향후 하드웨어인 GS의 성장 둔화를 상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근해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스크린골프는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지에서 이제 태동하고 있다"며 "시장 자체가 제대로 형성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가격 대비 기술 경쟁력을 갖춘 골프존이 현지 문화와 상황에 맞게 진출한다면 다시 한번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