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학력화 여파, 대졸 취업자수 고졸 추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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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속한 고학력화의 여파로 올해 들어 고용시장에서 대졸 취업자 수가 고졸을 추월했다.
17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전문대졸과 대학원졸을 포함한 대졸 취업자는 954만1천명으로 고졸 취업자(950만3천명)보다 3만8천명 많았다. 대졸 취업자가 고졸보다 많아진 것은 통계청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처음이다.
4월 취업자 역시 대졸이 964만2천명으로 고졸(961만7천명)을 2만5천명 초과했다. 특히 취업자와 실업자를 합한 대졸 경제활동인구는 1천2만9천명으로 처음으로 1천만명을 넘어섰다.
경제활동이 가능한 15세 이상 인구는 고졸(1천574만2천명)이 대졸(1천290만7천명)보다 283만5천명 더 많다. 그럼에도 대졸 취업자 수가 고졸을 역전한 것은 대졸자의 높은 고용률 때문이다.
4월 기준으로 대졸자들의 고용률은 74.7%로 고졸(61.1%)보다 13.6%포인트 높다. 실업률은 대졸자(3.9%)가 고졸자(4.3%)보다 낮다.
전사회적 교육열풍에 따라 대졸 이상 고학력자가 급속히 늘어난 것도 원인이다.
15세 이상 인구가 2000년 3천618만6천명에서 2010년 4천59만명으로 10년간 12.2% 늘어나는 동안 고졸 인구는 1천519만7천명에서 1천566만9천명으로 3.1% 증가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대졸은 703만1천명에서 1천245만명으로 77.1%나 늘었다.
이런 속도를 감안하면 앞으로 고용시장에서 대졸 취업자가 다수를 차지하는 현상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1980년 27.2%에 불과하던 대학 진학률은 2000년대 중반 이후 80%를 웃돌고 있다. 더욱이 취업이 주된 목적인 전문계고만 보더라도 지난해 진학률이 71.1%로 취업률(19.2%)의 3.7배 수준이었다.
한국고용정보원은 2008년부터 2018년까지 10년간 경제활동인구가 연평균 21만7천명 증가하고, 이 중 대졸과 고졸이 각각 27만명, 3만2천명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졸 이하는 매년 8만5천명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 경우 2008년 37.7%인 대졸 경제활동인구의 비중은 2018년 43.9%로 높아지고, 고졸 경제활동인구는 41.2%에서 39.0%로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고학력자를 수용할 만한 일자리가 부족한 상태에서 지금처럼 대졸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 하향 취업, 청년실업 증가 등 학력과 일자리 간 불일치 현상이 가속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고용정보원은 2008~2018년 25~29세 전문대졸과 대졸의 초과 인력 공급률이 각각 16.9%, 9.8%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손민중 수석연구원은 "한국의 고용구조가 기술, 지식경제 중심으로 가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 의미"라면서도 "고학력자 공급이 많은 상황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경쟁과 과도한 사교육비 투자 등이 과연 생산적인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른바 '3D'로 불리는 저숙련, 단순 노동업종에 대한 인력 부족현상도 고학력화가 빚어낸 문제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유경준 재정·사회정책연구부장은 "단순노동의 인력 부족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외국인 활용을 좀더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며 "결국 고학력 취업난을 해소하려면 서비스업 선진화 등 고부가가치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한정연기자 jyha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