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株만 오르는 '잔인한 증시'…코스닥 냉가슴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중소형주, 호재 약발 없어…코스피와 격차 최대
개인, 1억 이상 주문 늘어…상승 기대감 '솔솔'
개인, 1억 이상 주문 늘어…상승 기대감 '솔솔'
정보기술(IT) 장비업체인 코스닥의 주성엔지니어링 홍보(IR) 담당자들은 최근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하는 일이 많다. 황철주 사장으로부터 "코스피지수는 많이 올랐는데 우리 회사 주가는 왜 이 모양이냐"는 전화를 수시로 받아서다. 이 회사 주가는 연초보다 15%가량 하락했다. 실적이 나쁜 건 아니다. 태양광사업 진출 등으로 내부적으론 올해 7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4233억원)보다 65% 증가한 규모다.
비단 주성엔지니어링만이 아니다. 다른 코스닥 업체 IR담당자들도 비슷한 일을 겪고 있다.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의 격차가 사상 최대로 벌어졌다는 분석이 나올 만큼 코스닥 상장사를 포함한 중소형주들이 철저히 소외받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유가증권시장이 조정을 거쳐 순환매가 확산돼야 코스닥시장도 동력을 얻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계속 벌어지는 코스피 · 코스닥 격차
16일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의 격차는 지난해 이후 가장 크게 벌어졌다. 2009년 말 주가 수준을 100으로 했을 때 이달 11일 코스피지수는 129까지 올랐지만 코스닥지수는 98로 오히려 뒷걸음질쳤다.
기업 규모별로 볼 때도 올 들어 대형주는 2.34% 올랐지만 소형주의 상승률은 0.51%에 그치고 있다.
정근해 우리투자증권 스몰캡팀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의 격차가 눈에 띄게 벌어지기 시작했다"며 "기준 시점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괴리도는 달라지겠지만 지금보다 괴리도가 컸던 때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코스닥업계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한 코스닥 상장사 IR담당자는 "아무리 좋은 호재성 공시를 해도 시장이 크게 반응하지 않는다"며 "차라리 증시 전체가 좋지 않으면 변명거리라도 있을 텐데 코스피지수는 많이 올라 경영진에 설명하기도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개인 증시 복귀,추격 발판 되나
전문가들은 코스닥 상장사를 비롯한 중소형주가 각광받으려면 개인들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들어와야 한다고 보고 있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시장은 유가증권시장에 비해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아 시장의 방향성은 이들의 복귀에 달려 있다"며 "조정받고 있는 지수가 이달 말 다시 상승하기 시작하면 개인투자자들의 증시 참여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개인들의 증시 복귀는 최근 눈에 띄게 두드러지고 있다. 한번에 1억원 이상의 거액을 매매하는 개인투자자들이 올 들어 확연히 늘어났다. 2009년 하루 평균 1만3014건,지난해에는 1만3722건이었던 대량 매매 횟수가 올 1월에는 1만9250건까지 증가했다. 지난달에는 2만2291건으로 2만건을 넘었다.
물론 이들 거액 거래는 주로 유가증권시장의 대형주를 대상으로 한다. 하지만 대형 거래 건수가 증가한다는 것은 '큰손'들이 코스닥시장으로 관심을 돌릴 가능성이 점차 커진다는 걸 의미해 나쁜 신호는 아닌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달 들어 나타나고 있는 IT업종 강세도 코스닥시장에는 호재다.
김용식 대신증권 스몰캡팀장은 "자동차 화학 등 기존 주도주에 가려 주가 상승률이 저조했던 IT 관련주가 이달 들어 좋은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며 "코스닥시장의 절반 가까이가 IT 관련 중소형주인 만큼 시장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물론 반론도 있다. 최현재 동양종금증권 스몰캡팀장은 "중소형주가 지난해부터 저평가받다 보니 언젠가는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은 있지만 구체적인 상승 동력은 찾기 힘든 상황"이라며 "주식형펀드로의 자금 순유입 등 가시적인 지표 변화가 나타나야 상승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비단 주성엔지니어링만이 아니다. 다른 코스닥 업체 IR담당자들도 비슷한 일을 겪고 있다.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의 격차가 사상 최대로 벌어졌다는 분석이 나올 만큼 코스닥 상장사를 포함한 중소형주들이 철저히 소외받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유가증권시장이 조정을 거쳐 순환매가 확산돼야 코스닥시장도 동력을 얻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계속 벌어지는 코스피 · 코스닥 격차
16일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의 격차는 지난해 이후 가장 크게 벌어졌다. 2009년 말 주가 수준을 100으로 했을 때 이달 11일 코스피지수는 129까지 올랐지만 코스닥지수는 98로 오히려 뒷걸음질쳤다.
기업 규모별로 볼 때도 올 들어 대형주는 2.34% 올랐지만 소형주의 상승률은 0.51%에 그치고 있다.
정근해 우리투자증권 스몰캡팀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의 격차가 눈에 띄게 벌어지기 시작했다"며 "기준 시점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괴리도는 달라지겠지만 지금보다 괴리도가 컸던 때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코스닥업계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한 코스닥 상장사 IR담당자는 "아무리 좋은 호재성 공시를 해도 시장이 크게 반응하지 않는다"며 "차라리 증시 전체가 좋지 않으면 변명거리라도 있을 텐데 코스피지수는 많이 올라 경영진에 설명하기도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개인 증시 복귀,추격 발판 되나
전문가들은 코스닥 상장사를 비롯한 중소형주가 각광받으려면 개인들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들어와야 한다고 보고 있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시장은 유가증권시장에 비해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아 시장의 방향성은 이들의 복귀에 달려 있다"며 "조정받고 있는 지수가 이달 말 다시 상승하기 시작하면 개인투자자들의 증시 참여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개인들의 증시 복귀는 최근 눈에 띄게 두드러지고 있다. 한번에 1억원 이상의 거액을 매매하는 개인투자자들이 올 들어 확연히 늘어났다. 2009년 하루 평균 1만3014건,지난해에는 1만3722건이었던 대량 매매 횟수가 올 1월에는 1만9250건까지 증가했다. 지난달에는 2만2291건으로 2만건을 넘었다.
물론 이들 거액 거래는 주로 유가증권시장의 대형주를 대상으로 한다. 하지만 대형 거래 건수가 증가한다는 것은 '큰손'들이 코스닥시장으로 관심을 돌릴 가능성이 점차 커진다는 걸 의미해 나쁜 신호는 아닌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달 들어 나타나고 있는 IT업종 강세도 코스닥시장에는 호재다.
김용식 대신증권 스몰캡팀장은 "자동차 화학 등 기존 주도주에 가려 주가 상승률이 저조했던 IT 관련주가 이달 들어 좋은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며 "코스닥시장의 절반 가까이가 IT 관련 중소형주인 만큼 시장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물론 반론도 있다. 최현재 동양종금증권 스몰캡팀장은 "중소형주가 지난해부터 저평가받다 보니 언젠가는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은 있지만 구체적인 상승 동력은 찾기 힘든 상황"이라며 "주식형펀드로의 자금 순유입 등 가시적인 지표 변화가 나타나야 상승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