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랑말랑한 여행 그림으로 미술팬을 사로잡아 온 전영근 씨(40)가 승용차 지붕에 침낭,낚싯대 등을 싣고 떠나는 모습을 그린 작품들로 오는 20일부터 서울 청담동 청화랑에서 세 번째 여행 이야기를 시작한다.

성신여대 미대 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대한민국미술대전과 중앙미술대전 특선 작가. '행복한 여행'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에는 여행길을 원경으로 잡은 '제주바다'(사진)'야자수가 있는 바다''벚꽃''우도'등 20여점을 내건다.

그는 여행길 풍경을 통해 현대인의 삶을 되비춘다. 소박하다 못해 하찮아 보이는 짐들을 실은 낡은 자동차의 뒷모습은 남루한 듯하지만 그 풍경 속에 여유와 행복이 담겨 있다. 일탈을 꿈꾸면서도 현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현대인을 은유적으로 묘사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욕망과 목표에 쫓기며 숨가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잠시 여유와 행복을 느끼며 자신을 돌아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불필요하고 거추장스러운 것들은 던져버리고 꼭 필요한 것만 챙겨 길을 떠나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게 하는 거죠."

그의 그림은 풍부한 상상력과 짜임새 있는 구성,세련된 색채 배합으로 '행복한 여행'의 꿈을 꾸게 해준다. 내달 11일까지 계속된다. (02)543-1663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