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옵션만기일인 12일 한국증시가 2120선까지 주저앉았다.

원자재 가격 등 국제상품가격이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조정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국정부의 긴축 스탠스도 좀처럼 바뀌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지수의 조정이 마무리될 때까지 현금비중을 높이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해야 할 때"라고 입을 모았다. 다만 정보기술(IT), 운송, 유틸리티업종 등 그간 주도업종(에너지, 자동차, 화학) 대비 상대적으로 오르지 못한 관련주들을 사둘 필요도 있다는 설명이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원자재 가격이 예상보다 빨리 빠지고 있지만, 시장이 우려하고 있는 수요둔화 요인 때문인 것은 아니다"라며 "위험자산에 집중 투자했던 투자자들이 높아진 자산가격대에서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유동성 장세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이러한 패턴의 흐름이 많이 나왔다"면서 "이는 앞으로 증시의 조정이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판단했다.

오 팀장은 특히 "당분간 주식을 사서 돈을 벌 수 없을 것"이라며 "지수의 재차 상승시기를 기다려 그때 공격적인 투자전략을 펼치는 게 유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원자재 가격이 떨어지는 것은 반대로 볼 때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이 낮아지는 것이기도 하다"며 "이는 향후 인플레이션에 시달려온 중국, 인도 등 대표 이머징국가들의 긴축 스탠스가 변동할 수 있는 계기를 주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때 글로벌 유동성이 다시 이머징국가로 유입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차익실현과 동시에 현금보유를 통해 시장을 지켜보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고 오 팀장은 판단했다.

박성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원자재 가격 조정, 달러강세 등이 시장에 부담을 주고 있다"면서 "올해 시장을 이끈 주도업종의 상승탄력은 둔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원자재 가격이 떨어지는 이유는 오는 6월 미국의 양적완화정책 종료를 앞두고 기존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서려는 욕구가 강하기 때문"이라며 "따라서 에너지, 화학 등 기존 주도주보다 IT, 운송, 유틸리티업종 등 그간 상대적으로 뛰지 못한 업종에 투자하는 것이 유효할 수 있다"고 권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