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조경민 오리온그룹 전략담당 사장(53)이 100억원에 가까운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검찰에 구속기소됐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부장검사 이중희)는 조 사장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배임)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조세) 등 혐의로 기소했다고 12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오리온은 부동산 시행사인 이브이앤에이에게 2006년7월 서울 청담동 토지와 오리온 사업소 및 창고 건물을 인근 시세보다 저가인 169억3800만원에 매도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실제로는 209억3800만원을 받으면서 차액 40억원에 이자 6000만원을 더한 금액을 갤러리서미 명의의 은행 계좌로 송금받았다.

이 과정에서 이씨의 요구에 따라 토지 중 1364㎡를 123억7450만원에 V사에 매도하는 것 처럼 이중 매매계약서를 작성해주기도 했다.갤러리서미와 이브이앤에이는 40억6000만원에 대해 이브이앤에이가 종전 갤러리서미로부터 차용한 원금 24억원과 이자 6000만원을 상환하고 비젼윌이 갤러리서미로부터 미술품 1점을 16억원에 매입한 것처럼 가장해 허위 내용의 차용증서,확인서,계산서,컨설팅 용역계약서 등 관련 서류를 소급 작성하고 허위 회계 처리한 것으로 조사됐다.조 사장은 40억원을 2006사업년도 법인 소득금액에서 제외해 신고해 오리온 법인세 10억원을 포탈했다.

조 사장은 또 오리온에 제과류 포장재 등을 납품하는 위장 계열사 아이팩을 통해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도 받고 있다.아이팩은 전 대표 박모씨와 김 대표 등이 지분을 명목상 보유하는 것으로 등재돼 있으나 실제로는 동양창업투자와 김모씨 지분을 제외한 76.66% 지분은 차명지분이고 실제로는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과 사장 이화경씨 소유라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담 회장과 이 사장의 재산을 총괄해 관리하는 조 사장은 고령인 박 전 대표의 차명지분에 대해 사후 상속 등에 따른 복잡한 법률문제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2006년12월 홍콩 현지 페이퍼컴퍼니인 PLI를 설립하고 PLI가 박 전 대표의 차명지분을 인수하는 절차를 거치도록 했다.조 사장으로부터 지시를 받은 아이팩 베이징 대표처 대표인 신모씨는 아이팩 현지 자회사인 L사 등에서 비용 가공 계상과 과대 계상 등의 방법으로 아이팩의 3개 중국 자회사의 법인자금 200만달러를 빼돌려 횡령했다.신씨는 PLI로 하여금 200만달러를 신씨로부터 차용하는 형식을 거쳐 PLI가 현지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받은 20만달러를 추가로 합해 2007년1월 L사를 미화 220만달러에 인수토록 했다.

검찰에 따르면 아이팩은 또 1991년부터 2007년까지 담 회장과 이 사장의 차명지분에 대해 계속해 주주배당금을 현금으로 인출해 지급하는 방식으로 전달했다.그러나 박 전 대표 명의의 아이팩 차명지분을 PLI로 이전해 주주배당이 PLI로 이뤄지면 이를 다시 국내로 유입하는 것이 곤란해진다는 것이 문제였다.조 사장은 2006년6월 박 전 대표에게 새로 회장 직제를 부여하고 2006년7월부터 박 전 대표에게 급여 및 퇴직금을 지급하는 것처럼 가장해 아이팩 법인자금 38억3500만원을 횡령했다.

조 사장은 또 아이팩 대표 김모씨에게 지시해 2004년11월 아이팩으로 하여금 ‘포르쉐 카레라 GT’ 2인승 스포츠카 1대를 금액 9억3600만원에 36개월 동안 리스하는 계약을 체결케하고 자신이 차량을 인도받는 등 방법으로 포르쉐,벤츠 등 외제 고급 스포츠카 3대를 개인 용도로 무상 사용해 리스료,차량보험료,자동차세 등 합계 13억9981만원을 배임했다.또 2004년부터 2006년까지 아이팩으로 하여금 이 회사가 리스한 ‘람보르기니 가야르도’ 2인승 스포츠카,‘포르쉐 카이엔’,‘벤츠 CL500’ 등 외제 고급차량을 담 회장,계열사 대표인 김모씨 등에게 제공해 담 회장 자녀의 통학 등 개인 용도로 무상 사용케 해 아이팩으로 하여금 리스료 등 5억7181만원의 손해를 입혔다.조 사장은 또 오리온 그룹 계열사인 메가마크로 하여금 T건축사무소와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개인 소유의 단독주택을 짓게 해 6600만원을 횡령한 것으로 조사됐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