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W중외그룹이 글로벌 신약으로 개발 중인 표적항암제 'CWP231A'(가칭)가 미국에서 임상시험에 들어간다.

국내 제약사가 자체 개발한 '혁신 신약(first-in-class)'으로 미 식품의약국(FDA)의 임상 허가를 받고 실제 임상시험에 착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4년가량 진행될 임상시험을 마치고 신약 허가를 얻게 되면 우리나라는 '혁신 신약'을 보유한 세계 8번째 국가로 기록된다.

이경하 JW중외그룹 부회장(사진)은 11일 "JW중외제약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윈트(Wnt) 암 줄기세포 억제제(CWP231A)'가 암전문 병원인 미국 MD앤더슨병원과 프레드허친슨암센터 등에서 '급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를 대상으로 1상 임상시험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CWP231A'는 암의 재발 원인인 암 줄기세포를 완전히 사멸시켜 암을 근원적으로 치료해주는 표적항암제다. JW중외제약 중앙연구소 관계자는 "기존 항암제의 경우 암세포뿐만 아니라 정상세포까지 죽이기 때문에 머리카락이 빠지고 시력이 흐려지는 등 심각한 부작용이 적지 않지만,'CWP231A'는 암세포만 사멸시키고 정상세포는 죽이지 않기 때문에 그런 부작용이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JW중외제약의 새로운 표적항암제는 2000년 미국 시애틀에 설립한 현지 연구소(JW Theriac)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10여년 동안 진행된 연구 · 개발(R&D) 프로젝트에 의해 탄생됐다.

캐나다에서 진행한 전임상시험 결과 'CWP231A'는 FDA 임상 승인에 필요한 유전독성시험,안전성약리시험을 모두 통과했다. 특히 암세포는 죽이되 정상세포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선택성'이 입증되면서 장기 투여에도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았다.

JW중외제약은 내년 말까지 1상 임상을 완료하고 2015년까지 임상 2상을 거쳐 2016년 조기 신약 승인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외제약은 백혈병에 이어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성 골수종,림포마(악성 종양),폐암 등으로 적응증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 부회장은 "신약물질을 백혈병에 우선 실시한 것은 동물실험 결과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가장 관련성이 높은 분야가 혈액암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워싱턴에서 개최된 미국암학회(AACR)에서 중간 연구 결과를 발표한 이후 CWP231A에 대한 다국적제약사의 관심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며 "1상 임상시험이 종료되는 내년까지 다국적제약사를 대상으로 라이선스 아웃 등 전략적 제휴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JW홀딩스는 '점프 투 월드(Jump to the World)'의 슬로건 아래 2015년까지 그룹 매출을 현재의 두 배 수준인 1조5000억원까지 끌어올린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CWP231A'를 글로벌 신약으로 개발하는 동시에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카바페넴계 항생제와 3-챔버 수액 분야에 역량을 집중해 나가기로 했다.


◆ 혁신 신약

first-in-class. 특정 질환에 대한 약의 효능이 기존에 나온 여타 약물과 구별되는 신약을 말한다. 만성백혈병 치료에 쓰이는 '글리벡',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 등이 대표적이다. 앞서 개발된 신약을 통해 비슷한 효능을 만들어내는 '개량형 신약(best-in-class)'과는 구별된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