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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감독권을 내품에…수장들 '氣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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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은·예보 "금감원 독점해온 감독권 바꿔야"
    금융위·금감원 "20년 걸려 만든 것…분산 안돼"

    금융회사에 대한 감독권 분할 문제를 놓고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한국은행,예금보험공사 간에 미묘한 기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저축은행 부실 처리 과정에서 금감원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가 문제로 지적되면서 그동안 금감원이 독점해온 금융 감독 체계를 근본적으로 수술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감독 권한 배분을 바라는 한은과 예보는 여론을 등에 업고 이번 기회에 금감원의 독점구조를 깨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한은은 지금이야말로 해묵은 숙원을 풀 수 있는 기회라는 분위기다. 과거 은행감독원이 떨어져 나간 뒤 한은의 금융회사에 대한 감독권은 '금감원과의 공동검사'로 국한됐다. 그러다보니 한은 내부에선 "제대로 된 감독이 힘들다"는 불만이 끊이지 않았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지난달 2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우리가 (중앙은행) 모형을 따온 영국은 중앙은행에 금융감독청(FSA)을 다시 넣었다"고 강조했다.

    영국 중앙은행이 1998년 분리시킨 금융감독 기능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다시 흡수했듯,한은도 금융회사에 대한 감독권을 독자적으로 행사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김 총재는 앞서 4월1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도 "통화신용정책만 담당하는 중앙은행은 한국과 일본,캐나다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은은 비록 제한적이지만 시중은행에 대한 단독 조사권을 한은에 부여하는 내용의 한은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도 기대하는 눈치다.

    한은법 개정안은 금감원과 국회 정무위 소속 의원들의 반대로 1년 넘게 발목이 잡혀 있다.

    예보는 공식적으로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상급기관인 금융위를 의식해서다. 하지만 비공식적인 자리에서는 단독 조사권 확보를 강력히 희망하고 있다. 금융사가 부실에 빠지면 예보가 손실을 떠안아야 하는데도 이를 예방할 수 있는 장치가 전혀 없다는 이유에서다.

    금융위원회는 감독권 분산에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국무총리실 주도의 '금융감독 혁신을 위한 태스크포스(TF)'가 출범한 지난 9일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금융 감독권을 그냥 아무 기관에나 주자고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감독권 분할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은과 예보의 단독 조사권 요구에 대해서도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김 위원장은 또 "현 감독 체계는 법률 논쟁만 20년을 거쳐 만들어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감독 체계 개편은 TF에서 며칠 만에 뚝딱 만들 수 없다는 얘기다.

    1999년 은행 · 증권 · 보험감독원과 신용관리기금(저축은행 감독)이 통합된 이후 '슈퍼 감독기관'으로 있다가 지금은 '개혁 대상'이 된 금감원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는 분위기다.

    이명박 대통령이 금감원을 최근 방문,내부 쇄신안을 믿지 못하겠다며 강도 높은 개혁을 주문한 마당에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그렇지만 금감원의 기본 입장이 바뀐 것은 아니다. 금감원은 감독권 분할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오를 때마다 '이중규제'라며 반대해왔다.

    권혁세 금감원장은 이와 관련,지난 6일 내부 워크숍에서 기자들과 만나 "금융위가 (TF에서) 우리 입장을 알아서 잘 반영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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