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제희 대동풍수지리학회장
고제희 대동풍수지리학회장(53 · 사진)은 "땅의 기운과 성쇠를 읽어내는 풍수는 미신이 아니라 과학"이라며 "대다수 기업들이 사업 입지를 선정할 때 풍수학자들의 조언을 받는다"고 말했다.
고 회장은 금융업체를 위한 풍수지리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그는 노무현 정부 행정수도 이전 자문그룹에서 활동한 유일한 풍수학자다.
금융업은 돈을 다루는 만큼 기업 중에서도 가장 풍수에 민감한 업종이라는 설이 있다. 고 회장은 명동,여의도,강남 등 금융 3대 축의 장단점을 설명하면서 "명동을 따라갈 곳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명동은 조선시대 때부터 사람들이 몰려들던 곳"이라며 "사람 많은 곳에 돈이 따라오는 것은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또 "명동은 북악산,삼각산,인왕산 등에서 흘러 내려오는 물이 모여드는 곳"이라며 "풍수에서 물은 재물을 의미하는 만큼 금융업이 자리잡기엔 명동만한 명당이 없다"고 강조했다. 현재 신한 우리 KB국민은행 등 주요 은행의 본사가 위치한 지역은 도심 내 돈이 흘러드는 대표적인 명당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증권사들이 몰려 있는 여의도에 대해서는 박한 평가를 내렸다. 그는 "여의도는 모래밭에 지어진 섬이어서 금융업을 비롯한 기업들이 뿌리박기에 좋은 곳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여의도에 자리잡은 많은 금융사들이 '비보'(裨補)를 이미 쓰고 있거나 검토 중이라고 한다. 비보란 풍수적으로 좋지 않은 땅의 기운을 보완하기 위한 방법을 의미한다.
고 회장은 "강남은 명동과 달리 물이 뿔뿔이 흩어져 나가는 형국이어서 지점은 괜찮아도 본점이 위치하기엔 좋지 않다"고 강조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