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금융공사(KoFC)가 조성한 '신성장동력 기업 육성펀드'의 자금을 받아 설립된 사모투자회사(PEF)들이 '바이아웃 딜'에 적극 나섰던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아웃 딜은 경영권을 매입해 기업가치를 올린 뒤 되파는 방식을 말한다.

지난해 5월 정책금융공사가 조성한 1조5000억원 규모의 신성장동력 기업 육성펀드 자금 위탁운용사로 선정된 15개 컨소시엄 가운데 10곳이 11~12월에 설립돼 운영에 들어갔다. 이들이 조성한 PEF는 정책금융공사의 출자금 1조3000억원을 포함해 총 2조7936억원 규모이며,이들은 6개월동안 총 13건의 투자를 성사시켰다.

이 가운데 맥쿼리코리아오퍼튜니티즈의 동북화학 인수건(1000억원) 등을 포함해 3건의 바이아웃 딜이 포함돼 있다.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설립한 스카이레이크는 지난해 말 170억여원을 투자해 가전제품용 부품제조사인 에스씨디의 지분 43%와 경영권을 인수했다.

산은캐피탈 · JKL파트너스 컨소시엄은 발전소용 물처리시설 생산업체인 한국정수공업 지분 72%를 올 1월 600억원에 매입했고,같은 달 맥쿼리코리아오퍼튜니티즈도 울산 석유화학단지에 있는 물류기업 동북화학 주식 100%를 10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PEF 업계 관계자는 "한동안 안정적인 투자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는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투자 이외에는 지분에 직접투자하는 사례도 찾아보기 힘들었다"며 "23%의 바이아웃 비율은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PEF들이 바이아웃 딜에 활발하게 나설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로 유한책임투자자(LP)인 정책금융공사와 운용사들의 인식 전환을 꼽고 있다.

PEF 시장이 초기단계를 지나면서 바이아웃 딜에 대한 노하우가 축적된 게 '열매'를 맺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