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미국의 1분기 어닝시즌에서 증시 전문가들을 가장 많이 놀라게 한 정보기술(IT) 기업은 애플도,IBM도,인텔도 아니었다. 국내 투자자들에게는 생소한 VM웨어라는 회사였다. 클라우드 컴퓨팅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이 회사는 전년 동기보다 60% 이상 늘어난 1억2580만달러의 순이익을 발표했다.

클라우드 컴퓨팅이란 하드웨어에 별도로 저장하지 않고 원격으로 프로그램이나 데이터를 사용하는 기술을 말한다. 관련 시장이 당초 예상을 뛰어넘어 빠르게 성장하면서 VM웨어의 어닝서프라이즈가 가능했다. 실적 발표 후 VM웨어의 주가는 뉴욕증권거래소에서 10달러 상승한 95달러를 기록했다.

해외에서 클라우드 컴퓨팅 관련주가 승승장구하고 있는 반면 지난해부터 국내에 형성된 클라우드 컴퓨팅 테마주는 초라하기 짝이 없다. 엔빅스는 지난달 상장폐지됐다. 클루넷은 액면가를 밑돌고 있다. 나우콤필링크 역시 저조한 주가 수준을 나타내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 각광받는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모델은 기업을 대상으로 한 것인 반면 국내에서는 '웹하드'와 같이 개인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를 중심으로 관련 테마가 형성됐다"며 "애초에 수혜 기업들이 잘못 알려졌던 셈"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KTSK텔레콤과 같은 통신주와 동부CNI,코오롱아이넷 등 시스템구축서비스(SI) 관련주,LG CNS를 자회사로 거느린 LG 등이 시장 본격화에 따른 수혜를 누릴 것으로 전망했다. 이효 한국VM웨어 기술담당 이사는 "클라우드 컴퓨팅은 데이터를 연결하는 서버와 저장하는 데이터센터가 중요한 데 통신사들은 관련 장비를 모두 갖추고 있어 진출에 유리하다"며 "SI 업체들도 단순히 시스템 컨설팅을 하는 것을 넘어 관련 장치를 임대할 수도 있어 사업영역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KT는 지난해 클라우드 컴퓨팅 소프트웨어 관련 업체를 인수하는 등 해당 분야에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LG CNS도 작년 2월부터 관련 서비스를 통합해 제공하고 있다.

다만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 확대에 따른 실적 증가가 언제부터 본격화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