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저축銀 우량 PF만 인수…근본 해결엔 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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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장-은행장 간담회
내년 은행 경영평가 세분화
내년 은행 경영평가 세분화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으로 하여금 저축은행이 갖고 있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중 4000억원어치를 인수토록 한 것은 'PF 배드뱅크' 후속조치 성격이 강하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지난 19일 5대 금융지주 회장과 만난 자리에서 거론된 PF 배드뱅크엔 저축은행이 빠져 있어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됐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은행이 저축은행의 우량 PF 대출만 사 가도록 하는 방안이어서 PF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엔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PF 해결 가닥 잡을까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26일 18명의 은행장들과 간담회를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PF 부실 문제에 대해 은행들끼리 협조하고 개별 사업장의 사업성에 따라 하나씩 해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주재성 금감원 부원장은 이와 관련,"개별 은행들이 가져가는 규모는 약 400억~1000억원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주 부원장은 "은행과 저축은행들이 함께 들어가 있는 PF 사업장들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우량하지만 저축은행이 감당하기 어려운 것들을 은행이 괜찮다고 판단하면 가져간다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4000억원어치는 저축은행의 PF 부실채권 규모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이다. 저축은행이 아직 캠코에 넘기지 않은 PF 부실채권 규모는 약 1조원이다. 여기에 6월 결산이 끝나면 그간 드러나지 않았던 부실채권들이 추가로 나타나게 된다. 또 캠코에서 매각되지 못한 부실 사업장들이 올 연말엔 3000억원어치,내년 3월엔 1조원어치가 저축은행으로 되돌아온다.
이런 사정을 감안할 때 은행권이 일부 우량 사업장을 인수하는 것이 저축은행 PF 부실의 근본 해결책은 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은행 경영실태평가 세분화
금감원은 이날 은행들의 경영실태평가 등급을 현재 5단계에서 15단계로 세분화하는 방안을 내년부터 실시하겠다고 은행들에 통보했다. 이와 관련해 금감원은 내달 4일까지 정기종합검사를 받는 국민은행부터 시작해 올해 중 검사 대상 시중은행 5곳에 차례로 이 제도를 시범 적용해 보기로 했다.
아울러 상반기 중 은행 과당 경쟁 방지 규준을 제정하고 최근 6개월간 카드발급 및 자격심사 실태를 전수 조사해 카드남발 방지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알렸다.
권 원장은 또 "공정경쟁과 동반성장을 위해 여신심사 시 대기업 계열사 우대 관행을 없애고,대기업 · 중소기업 상생을 위한 대출상품 활성화 방안을 적극 모색해 달라"고 은행장들에게 요구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