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가 인수 · 합병(M&A)시장에 다시 나왔다. 지난해 2월 매각작업이 중단된 지 1년2개월 만이다.

외환은행 등 하이닉스반도체 주주협의회는 26일 운영위원회를 열어 하이닉스 매각 작업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주주협의회는 인수 희망 기업에 신주 인수를 포함한 다양한 인수 방안을 허용할 예정이다. 인수자는 채권단 지분 15.0%를 한꺼번에 사들이는 대신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을 인수하면 자금 부담을 덜 수 있게 된다. 주주협의회는 이런 내용을 중심으로 하이닉스반도체 매각 공고를 5월 하순께 낼 계획이다.

하지만 하이닉스반도체 매각이 성사될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이다. 아직 뚜렷한 인수 후보자가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하이닉스반도체 채권단이 그동안 접촉해 온 국내 30대 대기업들은 대부분 대한통운 대우조선해양 등 다른 매물에만 관심이 많은 상태다. 앞으로 매각이 진행될 대우조선해양 쌍용건설 등 다른 대형 M&A 일정과 겹칠 가능성도 있다.

외환은행 고위 관계자는 "반도체산업의 특성상 투자비용이 많이 들고 시장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기업체들이 선뜻 인수에 나서지 않고 있다"며 "그러나 대한통운 매각이 끝난 후에 하이닉스에 관심을 가질 기업들이 많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채권단이 2009년9월 하이닉스반도체 매각공고를 냈을 때는 효성이 단독으로 참여했지만 그해 11월 포기했으며 지난해 2월 매각작업이 공식 중단됐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