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정유사의 ℓ당 100원 할인 기간 주유소의 가격 게시판에 할인가격을 정상가격보다 앞세워 표시하도록 허용하기로 했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26일 "지난주 단속권을 가진 지방자치단체에 공문을 보내 정유사의 할인 기간에 한해 주유소 표시판에 할인가격을 정상가격보다 크게, 상위에 표시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현 '석유류 가격표시제 등 실시요령'에는 주유소 가격표시판에 할인가격이나 할인율 등 기타 정보는 정상가격의 밑에 있어야 하고 글씨 크기도 정상가격과 같거나 작아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이는 주유소가 내세우는 할인 혜택은 고객이 소지한 카드 등의 요건에 따라 천차만별이어서 할인가격이 무분별하게 표시판의 상위에 오게 되면 소비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유사의 100원 할인이 시행되는 7월6일까지는 정유4사가 모두 ℓ당 100원씩의 할인을 해 주기로 한 상황이어서 소비자에게 이와 같은 정보를 전달하고자 한시적으로 할인가격을 전면에 표시하는 것을 허용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SK[003600] 주유소가 혜택을 볼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GS칼텍스나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는 주유소 공급가격을 낮춰 가격 표시판에 할인된 가격을 바로 쓸 수 있지만 SK는 카드 결제 시 할인해주는 방식이어서 다른 주유소에 비해 비싼 가격이 표시됐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부 SK 주유소는 7일 가격인하 이후 임시방편으로 표시판 정상가격 옆에 '-100'이라는 표시를 했지만 이는 엄연히 따지면 규정 위반이다. 한편, 주유소가 100원 할인 외 다른 카드 할인 등을 내세우며 할인가격을 정상 가격보다 도드라지게 광고했을 때 가격 혼란을 가져올 개연성도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지경부 관계자는 "정유사가 국민의 고통을 분담하는 취지로 기름값 할인을 시행한 상황에서 한시적으로 할인가 표시 혜택을 준 만큼 그와 같은 상황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며, 만약 부작용이 일어나면 집중적으로 단속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