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시대부터 안동에서 3대째 한의사를 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대통령의 건강을 정성껏 살펴보겠습니다. "

25일 이명박 대통령의 한방 주치의로 내정된 류봉하 경희의료원 경희대한방병원장(62 · 사진)은 임명 소식을 듣고 "대통령이 건강해야 나라가 건강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노무현정부 시절에 신설된 한방 주치의는 현 정부 들어 3년 남짓 공석이다가 한의계의 요구와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의 건의를 받아들여 이번에 부활했다.

류 내정자는 1974년 경희대 한의대를 졸업한 뒤 1980년부터 같은 대학 교수로 재직해 왔다. 그의 주된 치료 분야는 소화기질환.원인이 뚜렷하지 않은 기능성 소화불량,과민성 대장증후군,염증성 장질환 등으로 고생하던 환자들을 생활습관 교정과 한약 처방 등으로 치료하고 있다.

2006년 11월 신설된 경희대한방병원 내 한약물연구소장으로 취임한 직후 현재까지 20여개의 한방 처방을 현대화된 제형으로 개량해 만든 것은 그의 히트작이다. 예컨대 사탕처럼 입안에서 천천히 녹여먹는 트로키 제형의 '청인트로키'와 '통비트로키'는 각각 급만성기관지염과 만성비염을 호전시켜주는 한약이다. 젤리 형태의 '소아감모방'과 '원기젤리'는 각각 어린이용 한방 감기약과 영양보충제로 인기를 얻고 있다.

자연섭생을 강조하는 류 내정자는 바쁜 업무에도 불구하고 규칙적인 생활과 식사,운동을 실천하고 주 1~2회 산행을 하며 긍정적인 사고로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직전 대통령의 한방 주치의였던 신현대 씨와 경희대 동기동창으로 절친한 사이다. 신씨가 달변인 반면 류 내정자는 눌변이지만 서로 그렇게 어울릴 수 없다고 주위 사람들은 전한다. 이런 인연으로 류 내정자는 2003년 대통령 한방자문위원을 지냈고 2007년부터 현재까지 국방부 의료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정종호/홍영식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