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의 '코스닥시장 신(新)소속부제' 시행을 앞두고 우량기업부 소속 종목이 잠정 결정된 가운데 주가 차별화 현상이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다.

▶본지 4월25일자 A1, A3면 참조

우량기업부로 분류된 종목 중 상당수의 주가는 오른 반면 시가총액 상위권 종목 가운데서도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우량기업부에서 제외된 종목은 조정을 받았다. '투자유의 환기종목'으로 오르내리는 종목도 약세를 면치 못해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옥석을 구분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우량기업부에서 탈락한 일부 기업들은 이해할 수 없다며 반발하기도 했다.


◆우량기업 주가차별화 시작

25일 코스닥지수는 3.34포인트(0.64%) 상승한 528.60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들이 170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한국거래소에 의해 우량기업부로 잠정 분류된 197개 종목 가운데 110개 종목이 올랐다. 우량기업 중 상승 종목의 비율은 55.83%로,전체 코스닥시장 종목(1020개) 가운데 상승 종목(445개)의 비율 43.62%보다 12.21%포인트 높았다. 신소속부제 시행에 따른 투자심리 개선이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관계자들은 분석했다. 국순당이 1만3550원으로 7.11%(900원) 급등한 것을 비롯해 오성엘에스티(7.94%),모빌리언스(14.83%),신성델타테크(6.41%) 등의 상승폭이 컸다.

반면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20위권 내 종목 가운데 우량기업에서 빠진 SK브로드밴드와 덕산하이메탈은 각각 1.99%(85원)와 4.04%(1000원) 하락했다. 덕산하이메탈의 경우 삼성그룹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전략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며 급등세를 보이다 이날 별 다른 이유없이 하락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우량기업부에서 탈락한 것이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신소속부제 시행의 영향으로 앞으로 우량기업부와 벤처기업부에 소속된 종목과 그외 종목 간 차별화가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탈락 기업들은 반발

지난 22일 기준 시가총액 상위 200개 기업 가운데 우량기업에서 탈락한 기업은 81곳이다. 상당수 탈락 기업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시총 100위권에 들고도 탈락한 A사 관계자는 "자타가 공인하는 우량 업체인데 이번 우량기업 선정에서 탈락했다"며 "주가가 하락하고 주주들의 문의전화가 쇄도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역시 시가총액 100위권에 랭크되고도 탈락한 B사 관계자는 "합병을 통해 '덩치'를 키우면서 기업가치를 끌어올렸는데 과거 실적이 별 의미 없는 상황이 됐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벤처기업부 소속 종목도 관심

전문가들은 이번 우량기업 선정이 성장성보다는 안정성에 초점을 맞춘 만큼 벤처기업부 소속 종목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벤처기업부의 경우 '자기자본 300억원 이상,최근 2년간 매출액 평균 증가율 20% 이상' 등의 요건을 충족한 기업들이 소속된다. 재무건전성과 성장성 측면에서 우량기업보다 나은 '알짜'기업들도 상당수 포함 대상이라는 평가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기존 소속부제가 투자자들의 판단에 도움을 주는 기능이 전혀 없어 새 소속부제를 시행하게 된 것"이라며 "다만 거래소는 우량기업 기준 해당 여부만 심사할 뿐 최종 투자 판단을 내리는 건 투자자의 몫"이라고 말했다.

☞ 우량기업부

한국거래소는 다음달 2일부터 코스닥 상장사를 우량기업부와 벤처기업부,중견기업부,신성장기업부 등 4개 소속부와 투자주의 환기종목 등으로 분류해 관리한다. 우량기업부는 자기자본 700억원 이상 또는 시가총액 최근 6개월 평균 1000억원 이상이면서 △자본잠식이 없고 △최근 3년간 자기자본이익률(ROE)이 평균 3% 이상이거나 순이익 평균 30억원 이상 △최근 3년간 매출 평균 500억원 이상이라는 세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