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은 22일 BAT코리아의 담배가격 인상과 관련해 KT&G가 가격을 인상하지 안고 필립모리스 등이 가격 인상에 동참할 경우 소폭 긍정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BAT코리아(1분기 기준 국내 시장 점유율 16%로 3위)가 28일부터 던힐 등 주요 제품가격을 기존 2500원에서 2700원으로 갑당 200원(약 8%) 인상한다고 전날 밝혔다. 이번 담배가격 인상은 2004년 12월 이후 약 6년 만에 이루어지는 것이다. KT&G(시장점유율 58%)는 가격 인상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담배가격은 제조업체 출하가격 29%, 담뱃세 53%, 부가가치세 8%, 소매업자 마진 10%로 이뤄져 있다. 백운목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가격이 인상되더라도 출하가격 인상 없이 세금만 인상되면 실질적으로 담배업체는 수요 감소가 나타나 부정적"이라며 하지만 "이번에는 출하가격이 인상되기 때문에 가격 인상이 제조업체 마진 상승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백 애널리스트는 "BAT코리아는 담배가격 인상 근거로 잎담배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상승 및 인건비 상승을 들었다"며 "반면 제조업체 출하가격은 2002년 2월 이후 9년간 동결돼 왔기 때문에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하락해온 것"이라고 판단했다. 소득수준 대비 담배가격도 전세계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실제로 OECD 국가 중 한국의 담배가격은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각국의 금연 정책과 관련이 있다.

그는 국내 담배 시장이 물량 정체에 직면한 점도 가격 인상의 근거라며 인구 정체 및 흡연율 하락으로 담배 소비량은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담배 제조업체들은 가격 인상을 통한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고 했다.

대우증권은 KT&G가 담배가격 인상에 동참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했다. 이는 KT&G의 시장점유율이 58% 수준으로 높아 가격 인상 시 전체 물가에 미치는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백 애널리스트는 "KT&G가 가격을 인상하지 않고, 필립모리스와 JTI는 가격 인상에 동참할 경우 KT&G에게 미치는 영향은 소폭 긍정적일 전망"이라며 "KT&G의 가격 경쟁력이 소폭이나마 상승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외국산 브랜드에 부여되는 프리미엄을 고려하면 시장점유율이 큰 폭으로 상승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KT&G는 가격인상 없이도 고가담배 비중의 지속적인 상승으로 매년 1.5% 내외의 판매단가 상승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