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의 중심은 현장이고 모든 답은 현장에 있다. 현장 중심의 시각과 경험을 갖추자."(박종우 삼성전기 사장)

삼성전기가 대졸 신입사원 전원을 1년간 생산현장에 보내 근무하도록 하는 인사 실험에 나섰다. 현장 경험을 갖춘 인재를 키우기 위한 시도다. 현장근무제는 기존 사무직원과 연구원들로도 확대할 예정이다.

대졸 신입사원 모두를 공장에 1년씩 배치하는 것은 삼성 계열사 중 처음이며 대기업 가운데서도 이례적이다. 현대자동차 등 다른 대기업들은 신입사원 교육 때 한 달 정도 현장을 체험하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노승환 삼성전기 인사팀장은 21일 "일본 교세라나 무라타제작소 같은 선두업체들과 경쟁하려면 현장을 알아야 하고 그래야 영업 구매 인사 재무 등의 업무를 능숙하게 처리할 수 있다는 경영진의 판단에 따라 신입사원 전원을 최장 1년씩 현장에서 근무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계열사로의 확대 가능성을 예단하긴 어렵지만 벤치마킹을 위한 문의는 상당히 많다"고 전했다.

노 팀장은 "당장은 힘들겠지만 장기적인 안목으로 보면 현장 경험이 회사 생활뿐 아니라 인생에서 큰 재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기는 이달 초부터 차수별로 신입사원들을 나눠 수원과 부산 등 국내 공장에 배치하고 생산라인과 제조기술 · 품질 등 생산지원 파트에서 최장 1년간 근무하도록 했다.

제조라인에 투입될 때는 생산직 사원들과 똑같이 3조2교대 근무를 한다. 대졸 여사원들도 마찬가지다. 신입사원들은 현장근무 기간 중 매일 2시간씩 10주간 중국어 교육도 받는다.

1973년 8월 설립된 삼성전기는 한 해 100명 정도의 대졸 신입사원을 뽑고 있다. 전체 직원은 지난해 말 기준 1만여명으로 이 가운데 사무직군은 1800여명이다. TV와 휴대폰 등에 들어가는 회로기판(PCB)과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 필수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수원=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