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부담으로 원유 수요가 줄기 시작했다고 국제에너지기구(IEA) 자료를 인용해 파이낸셜타임스(FT)가 18일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국제유가의 가장 중요한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가격이 지난해 17% 상승하는 동안 국제 원유 수요는 최근 10년간 평균 성장세의 2배에 달하는 3.4%의 증가율을 보였다. 하지만, 올해 1분기 국제 원유 소비는 2.6% 증가에 그쳤다. 전분기인 지난해 4분기 증가율 4.1%의 절반 수준에 머무르며 현저히 둔화한 증가세를 보였다. 올해 한 해 원유 수요 증가율은 1.6%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연초 대비 브렌트유 가격 상승률이 31%에 달할 정도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점이 수요 위축의 부분적인 원인이라고 FT는 분석했다. 1.6%의 증가율은 2001~2007년 평균인 1.7%와 유사한 수준이다. 국제유가가 글로벌 수요를 억제해 가격을 끌어내릴 수 있는 임계치에는 아직 도달하지 않았다고 FT는 전했다.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의 캐롤린 베인 원자재 분야 편집인은 "유가 상승이 올해 원유 수요에 일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지난해와 같은 눈에 띄는 수요 증가세가 유지되진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다만, FT는 원유 수요 감소가 전 세계적인 현상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유럽에서는 영국과 프랑스의 소비가 각각 3.1%, 3.7% 줄어들었지만, 미국의 원유 소비량은 2.9% 증가했고 중국과 거대 신흥시장 국가들은 여전히 원유 수요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실제 2월 아시아 원유 소비는 전년 동월 대비 5.9% 증가했고 이중 중국의 증가율이 9.6%에 달했다. 컨설팅 회사인 우드 매킨지의 프랜시스 오스본 컨설턴트는 "소형차를 사고 항공기를 교체하는 등의 변화를 줄 수 있지만, 중국과 다른 거대 신흥시장 국가가원유 수요에 미치는 영향과 비교하면 무색한 수준이다. 이들 국가는 현재로선 고유가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