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巨商 '성공 DNA' 中企에 전파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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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30돌 월드옥타 권병하 회장 인터뷰
교포들 경제 네트워크 구축
올 해외 청년인턴 300명
조선족 사업가와도 협력
교포들 경제 네트워크 구축
올 해외 청년인턴 300명
조선족 사업가와도 협력
"막걸리가 일본 동남아 등 해외 시장에 진출할 수 있게 된 계기는 월드옥타 정기행사였습니다. 4년 전 경기도 포천에서 월드옥타가 행사를 열었는데 그때 막걸리를 마셔본 회원들이 '이거 해외에서도 먹히겠다'는 생각에 해외에 전파한 거죠."
18일 창립 30주년을 맞는 월드옥타(세계해외한인무역협회) 권병하 회장(62)은 17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막걸리처럼 우수한 한국 제품과 문화의 해외 시장 진출에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1983년 35세의 나이로 말레이시아로 이민을 떠나 1600달러를 밑천으로 연매출 1억5000만달러 규모의 중전기 회사를 일궈낸 권 회장은 한국 경제의 미래가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에 달려 있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 그는 "자금과 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이 막상 해외시장의 문을 두드리려면 두렵고 떨릴 수밖에 없다"며 "해외에서 터전을 다진 월드옥타가 중소기업들이 자신감을 갖고 해외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권 회장은 "한국 중소기업의 상당수가 수십년 동안 대기업의 하청에 머물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며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 글로벌 기업들과 거래를 틀 수 있도록 월드옥타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끼니도 해결하지 못하던 시절 해외에 나가 온갖 고생 끝에 성공한 재외교포들의 성공사례를 소개하는 것만으로도 중소기업에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권 회장은 고국을 잊어가는 젊은 2,3세 교포들에 대한 민족 교육에 힘을 쏟고 있다. 매년 1500~2000명의 교포 자녀를 대상으로 한국 문화를 알리는 것은 물론 동양인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성공할 수 있는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그는 "인구가 적어 내수시장 기반이 취약한 한국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전 세계 750만 재외교포를 하나의 경제 네트워크로 묶는 것이 중요하다"며 "미래를 짊어지고 갈 한민족 경제사관생도를 배출하려는 것이 교육사업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청년 실업 해소에도 앞장설 생각이다. 권 회장은 "6년째 한국의 20대 청년들에게 인턴 기회를 주고 있는데 올해부터 인턴 수를 300여명으로 10배가량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 회장은 중국에서 성공을 거둔 조선족 사업가들을 끌어들이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그는 "중국에는 거부가 된 조선족 사업가들이 상당히 많다"며 "한국에 적극적으로 투자를 권유하는 등 한국 기업들과의 비즈니스를 확대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다음달 조선족 사업가 30여명이 참가하는 한 · 중 경제포럼을 서울에서 개최할 계획이다.
월드옥타는 61개국에 113개 지부를 갖추고 있는 최대 재외 한인 사업가 모임이다. 최고경영자(CEO)만이 정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지만 현재 회원수는 6500여명에 이른다. 월드옥타는 18일 서울 광진구 쉐라톤워커힐호텔에서 창립 30주년 기념식을 갖고 19일부터 사흘간 경남 창원에서 1000여명의 회원이 참가한 가운데 세계대표자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세계대표자대회 기간 중에는 경남 소재 250개 중소기업들과 수출상담회도 갖는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